OTT 이용자 10명 중 6명 ‘광고 요금제 긍정적’, 신뢰도 있는 데이터 필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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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광고 요금제 시장 안착 논의 활발
플랫폼 수익성 다각화 등 기대 효과 커
“자체 데이터 신뢰도 낮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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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 이화여대 교수가 2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고 기반 OTT 서비스 확산에 따른 미디어·광고 생태계 변화’ 토론회에서 발언 중이다/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티빙이 국내 OTT 가운데선 처음으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며 OTT 시장 내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OTT에도 TV 시청률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 광고의 주 무대가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에서 OTT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디어 산업 지속 성장 핵심 요소는 ‘광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방송학회와 함께 ‘광고 기반 OTT 서비스 확산에 따른 미디어·광고 생태계 변화’ 토론회를 열었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학계와 업계 전문가 세 명이 발제에 나선 이날 토론회에서는 OTT 광고 요금제의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논의됐다.

가장 먼저 연사로 나선 유승철 이화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향후 OTT 플랫폼의 가장 큰 수익 기반은 광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OTT 업계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인 만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광고가 핵심 요소로 활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OTT가 차세대 광고 미디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광고 데이터를 검증하고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서비스를 전개 중인 OTT 중 가장 먼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넷플릭스 기준 광고료는 CPM(1,000회 노출)당 8만5,000원으로 TV 방송 광고의 3배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OTT 광고의 효과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플랫폼의 자체 데이터만 가지고는 미디어로서의 신뢰감을 줄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TV 시청률과 같은 공통되고 통합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유 교수는 “넷플릭스는 영국의 TV 시청률 조사기관 BARB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 등 기업들도 관련 제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해외 OTT의 사례를 들며 우리 또한 관련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콘텐츠-광고 융합 시도 필요”

이처럼 광고 요금제 안착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는 배경에는 OTT 이용자들이 광고 요금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짙게 작용했다. 김상연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OTT 서비스를 유료 이용 중인 시청자 가운데 광고 요금제로 전환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60.74%(가입하고 싶다 49.44%, 매우 가입하고 싶다 11.30%)에 달했다. 반면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17.66%에 불과했다. OTT 미구독 응답자 중 광고 요금제 구독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6.67%, 가입 의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17.14%다.

김 교수는 OTT를 활용한 광고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광고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존에 OTT를 유료 구독해 온 시청자들은 콘텐츠 시청에 가장 큰 관심을 두기 때문에 간접광고(PPL)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형태의 PPL 기법으로는 콘텐츠에 노출되는 상품에 특수효과를 넣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VPP(Virtual Product Placement)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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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티빙

광고 요금제 확장 가능성에 이목 집중

국내 전문가들의 말처럼 광고 요금제를 통한 OTT의 수익성 개선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를 통해 그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22년 11월 출시된 넷플릭스의 광고 기반 저가 요금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다수 소비자에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계정 공유와 비교해 가격 메리트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가장 비싼 구독 모델인 프리미엄 요금제의 월 구독료가 1만7,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4명이 하나의 계정을 동시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4,250원으로, 광고요금제(월 5,500원)보다 저렴하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화질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대안이 있는 만큼 광고 요금제를 구독할 필요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일관된 반응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한 가구 내 이용자에 대해서만 계정 공유를 허용한다는 넷플릭스의 방침에 따라 주거를 같이 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들은 프로필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 중이던 구독자 상당수가 뿔뿔이 흩어져 개별 광고 요금제로 옮겨가는 신풍속을 낳았다.

에이미 라인하드(Amy Reinhard) 넷플릭스 광고 부문 사장은 지난 1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해 “광고 요금제 론칭 1년 2개월 만에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2,300만 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집계치(약 1,500만 명)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계정공유 단속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선발 주자인 넷플릭스의 수익 다각화가 속속 성과로 이어지면서 광고 요금제의 확장 가능성에도 많은 이목이 쏠린다. VPP를 비롯한 새로운 유형의 광고가 OTT에 접목된다면, 광고시장과 OTT 시장의 동반 성장으로 산업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 사업자는 콘텐츠 강화를 통해 시청자들을 유인하는 데 집중하고, 동시에 구독료 정책 변화로 광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하며 “결국 광고주는 광고를 접하는 시청자의 규모를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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