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 2위, 그 의미

‘더 글로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 2013년 시작된 조사, 처음 OTT 작품으로 범위 확대 디즈니+ ‘카지노’는 17위…시즌2에 기대

1
OTTRanking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꼽히며 작품 안팎으로 영광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 갤럽은 25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1위는 TV조선 <미스터트롯 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하 미스터트롯2)이 차지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가장 즐겨본다고 말한 응답자는 8.5%를 차지했다. 남성 응답자 중에서는 60대 이상, 여성 응답자 중에서는 50대, 60대가 <미스터트롯2>를 가장 즐겨 본다고 답했다.

2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차지했다. 해당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꼽은 응답자는 8.0%로, 1위와 비교해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드라마는 모든 연령대에서 두루 사랑받았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연령대에서 특히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파트1을 공개한 <더 글로리>는 오는 3월 10일 후반 8부에 해당하는 파트2를 공개할 예정이다. 어린 시절 학폭(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망가져 버린 피해자 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연진(임지연 분), 재준(박성훈 분) 등 가해자들의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혜교와 스타 작가 김은숙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다.

<더 글로리>가 갤럽의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꼽힌 것은 작품 안팎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갤럽은 2013년 1월부터 매달 같은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 OTT 작품까지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갤럽은 이에 대해 “최근 몇 년 사이 OTT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됐고, 정통 TV 프로그램과 웹 콘텐츠 등 플랫폼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시청 패턴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올해부터는 기존 방송 채널뿐 아니라 OTT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OTT 오리지널 작품들까지 포함해 집계한 첫 조사에서 <더 글로리>는 당당히 2위를 차지하며 OTT가 콘텐츠를 유통하는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참신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존 TV 방송과 다르게 모든 연령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콘텐츠가 아닌, 20대부터 40대까지 특정 연령대가 구독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글로리>의 화제성 및 파급력은 수치로 집계된 8.0%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오는 3월에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어 <더 글로리>의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3위부터 10위까지는 각각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나 혼자 산다>, KBS2 <내 눈에 콩깍지>(공동 4위), SBS <런닝맨>, MBN <나는 자연인이다>(공동 7위), SBS <미운 우리 새끼>로 지상파 방송의 장수 예능과 일일 드라마가 차지했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13위를 차지하며 유료 OTT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플랫폼 덕을 톡톡히 봤다.

<더 글로리>와 비슷한 시기 공개되며 이달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디즈니+의 <카지노>는 17위에 만족해야 했다. <카지노>를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답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무식(최민식 분)이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목숨을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로 스크린을 통해 팬들을 만났던 최민식이 24년 만에 긴 호흡의 드라마로 팬들을 만난다는 점과 대세 배우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등이 대거 합류해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를 시즌1과 2로 나누고 그마저도 첫 주 3회, 이후 일주일에 1회 추가 방식으로 ‘찔끔찔끔’ 공개하며 원성을 샀다. 시즌1만 다 보려고 해도 한 달 구독으로는 온전히 드라마를 즐길 수 없기 때문. 게다가 장르물 특유의 매력을 잃은 느린 전개도 혹평을 더했다. 25일 시즌1의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한 <카지노>는 2주의 휴식 후 2월 15일 시즌2로 돌아온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2주 쉬고 시즌2 이름 붙여서 3회 동시 공개면 굳이 시즌제로 나눌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가 보여주듯 OTT의 위상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OTT 영향력 확대는 <더 글로리> 같은 한 작품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카지노>가 시즌2에서 이뤄낼 분위기 반전과 더 다양한 OTT 오리지널 콘텐츠의 열풍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