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이용자 2천만 명 시대, 시장 주도권 빼앗긴 IPTV는 ‘생존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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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주요 OTT 앱 이용자 1년 사이 6.9% 증가
AI 셋톱박스 앞세워 ‘소비자 묶어두기’ 나선 IPTV
'적자 우려' 위성방송사는 신사업 찾아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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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국민 가운데 약 40%가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 U+모바일tv, 왓챠 등 주요 OTT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7개 중 하나 이상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OTT 앱 이용자 대부분이 2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잃고 성장 둔화에 직면한 IPTV 및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 이용자, 넷플릭스 함께 이용

22일 앱·리테일 분석 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전개 중인 7개 주요 OTT 앱 사용자 수 2,006만 명(중복 제외 순 사용자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876만 명) 대비 6.9% 증가한 수치며, 4년 전인 2020년 1월(1,060만 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1월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기록한 OTT는 넷플릭스(1,237만 명)로, 전체 OTT 앱 사용자 중 39.0%를 차지했다. 이어 쿠팡플레이(805만 명-25.4%), 티빙(551만 명-17.4%), 웨이브(301만 명-9.5%), 디즈니+(277만 명-8.7%) 등 순을 보였다. 총 사용시간 점유율 조사에서도 넷플릭스는 8,809만 시간(54.3%)을 기록하며 1위에 등극했다. 티빙이 3,248만 시간(20.0%)으로 두 번째로 많은 시청시간을 기록했고, 쿠팡플레이(2,021만 시간-12.5%)와 웨이브(1,592만 시간-9.5%), 디즈니+(541만 시간-3.3%) 등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내 OTT 앱을 설치한 후 이를 이용해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는 소비자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사용자 및 사용시간을 기록한 넷플릭스의 경우 앱 설치자는 2,101만 명에 달했지만, 실제 사용자는 1,237만 명(56.9%)에 불과했다. 쿠팡플레이 앱의 실사용률은 50.8%, 티빙은 46.3%를 기록했다. 웨이브는 19.0%로 가장 낮은 실사용률에 그쳤다.

지난달 OTT 앱 사용자의 1인당 평균 OTT 사용 개수는 2.3개로 사용자 1인당 2개 이상의 OTT 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월 1.3개에 불과했던 OTT 앱 사용자 1인당 평균 OTT 사용 개수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인기 콘텐츠에 따라 플랫폼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소위 ‘OTT 유목민’이 늘어난 데 다른 결과로 풀이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조사에서는 쿠팡플레이와 티빙, 웨이브, 디즈니+ 앱 사용자 가운데 50% 이상이 넷플릭스를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OTT 앱 사용자 성별 비중에서는 티빙(62.8%)과 웨이브(58.0%)의 여성 사용자 비중이 가장 컸고, 넷플릭스(52.4%)와 쿠팡플레이(49.9%), 디즈니+(51.5%)의 여성과 남성 사용자 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티빙과 웨이브의 경우 국내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와 예능 중심으로 구성된 콘텐츠 라인업이 여성 사용자들의 선택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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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가입자 증가 둔화 시작

이같은 OTT의 꾸준한 성장에 유료 방송 업계에서는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통신사의 신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던 인터넷TV(IPTV)마저 가입자 증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4분기 IPTV 누적 가입자 수가 940만9,000명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또한 꾸준히 1%대를 유지하던 분기별 가입자 증가율이 지난해 2분기 0.9%로 내려앉은 후 꾸준히 감소(3분기 0.7%-4분기 0.5%)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지난해 4분기 544만5,000명의 가입자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IPTV 가입자 수는 총 2,081만 명으로 직전 반기 대비 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2.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위성방송의 경우 IPTV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 최신 영화의 단건 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앞세워 힘겹게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IPTV와 비교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뚜렷한 무기가 없는 탓이다. 위성방송을 송출하는 KT스카이라이프의 지난해 4분기 가입자 수는 약 350만 명으로 전년(369만 명) 대비 5.1% 감소했다. 그 결과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61억원(약 1,964만 달러)을 냈다. 2006년 4분기 이후 17년 만의 분기 적자 기록이다.

AI 접목해 부가 수익 기대, 방송 외 분야에서 활로 찾기도

OTT의 급성장과 맞물려 가속한 유료 방송 업계의 위기 속에서 IPTV 업체들은 저마다의 특색있는 서비스로 소비자 이목 끌기에 나섰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TV 이용 시간을 늘리고, 여타 서비스와 접목해 부가 수익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방영 중인 콘텐츠 화면에서 출연자가 착용한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한 SK브로드밴드, 롯데슈퍼와 손잡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KT 등이 대표적 예다.

인공지능(AI) 비서를 탑재한 차세대 셋톱박스 보급도 IPTV 업계의 화두다. 에이닷(SK브로드밴드), 믿음(KT), 익시젠(LGU+) 등 생성형 AI를 탑재한 이들 셋톱박스는 검색 및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용자가 심심해할 때는 그동안의 시청 이력 데이터를 분석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기분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 주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방송 외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IPTV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위성방송 업체에서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는 지역 기반 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LG헬로비전을 꼽을 수 있다. LG헬로비전은 올 상반기 내 메타버스 기반 교육 플랫폼 ‘링스쿨’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교육 접근성이 낮은 지방을 겨냥해 종합유선방송(SO)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OTT와 IPTV를 모두 상대해야 하는 중소 유선방송 업체들은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유료 방송 시장의 대대적인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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