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벌써부터 종영이 아쉬운 ‘크라임씬 리턴즈’,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레전드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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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
첫 주부터 유료가입기여-화제성 쌍끌이
OTT 수혜 ‘톡톡’, 스케일·몰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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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리턴’의 정석.

티빙 오리지널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작품은 지난 2014년 JTBC에서 첫 방송됐으며, 2017년 방영된 <크라임씬3> 이후 7년 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던 장진 감독, 박지윤, 장동민과 함께 키, 주현영, 안유진이 새롭게 합류했다.

<크라임씬>의 귀환은 수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즌3 방영 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은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 작품은 대규모 세트장부터 촘촘한 사건 설계까지 에피소드 하나를 준비하는 데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필요하고, 출연자들에게 캐릭터 설정을 숙지시키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롤카드를 뽑고 출연자가 캐릭터 숙지를 위해 받게 되는 종이 뭉치의 두께는 책 한 권 분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세트장 설계 또한 각 캐릭터의 개인 공간부터, 사건이 발생한 ‘크라임씬’까지 수많은 공간에 단서를 녹여야 하는 고도의 작업이 요구된다.

시간은 물론 자본까지 넉넉히 필요했던 <크라임씬>은 그만큼 고퀄리티로 마니아층을 양성, 전 세계 3대 TV 시상식 중 하나인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본상과 아시아 최대 TV 시상식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 최우수상, 북미 3대 시상식 휴스턴 국제 영상 영화제 금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지만, 장르 예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작품은 방영 기간 내내 1%대의 시청률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크라임씬3>를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

하지만 <크라임씬>의 인기는 종영 후부터 시작됐다. 뒤늦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작품은 유튜브와 다시 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빙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팬들은 <크라임씬>의 새로운 시즌을 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JTBC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시리즈의 인기 장면을 클립으로 만들고, 풀영상을 업로드했다. 특히 레전드 에피소드로 꼽히는 ‘미인대회 살인사건’ 관련 영상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여곡절 끝에 부활한 <크라임씬 리턴즈>는 이전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성적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9일 공개를 시작한 작품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월 2주차 OTT-TV 통합 쇼 부문 화제성 왕좌에 오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는 공개 첫 주 만에 이룬 성과. 뿐만 아니라 <크라임씬2>와 <크라임씬3> 또한 티빙 차트 TOP20 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정주행 열풍을 이끌었다. 마니아층의 성원과 제작진-출연진의 노고, TV 방송사가 아닌 OTT로 플랫폼을 옮긴 윤현준 PD의 영리한 수가 드디어 빛을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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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작품은 설 연휴의 시작과 함께 총 두 개의 에피소드가 담긴 1~4화를 공개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공항 살인 사건’. 박지윤은 7년 만에 탐정이 됐고, 장진은 비밀을 숨긴 장명품, 장동민은 풍무그룹의 팀장 장풍무, 키는 문화센터의 발레강사이자 피해자의 약혼녀 키예랑, 주현영은 풍무항공의 고객이자 피해자를 스토킹하는 주집착, 안유진은 풍무항공의 승무원이자 피해자의 전 직장 동료 안비행으로 분했다. 이들은 실제 항공기를 옮겨 놓은 듯한 비행기 동체와 수화물을 실은 컨베이어 벨트, 보안 검색대, 각 캐릭터들의 개인 공간 등에서 단서를 찾으며 범인을 추리했다.

두 번째 사건은 고시원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키는 ‘고시원 살인 사건’을 맡은 키경찰로, 박지윤은 고시원의 사장 박주인, 장진은 고시원 1층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장슈퍼, 장동민은 303호에 거주하는 일용직 노동자 장일용, 주현영은 301호에 거주하는 만년 사법고시생 주만년, 안유진은 305호에 거주하는 래퍼 지망상 안래퍼가 됐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거대한 세트장의 스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대환장 삼각 로맨스와 출연진들의 캐릭터 표현력과 케미로 <크라임씬> 시리즈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총 5편의 에피소드 중 두 편을 공개한 <크라임씬 리턴즈>는 7년의 세월을 보답이라도 하는 듯 높은 퀄리티와 몰입감으로 ‘리턴’의 정석을 보여줬다. 특히 이전 시리즈보다 커진 세트장의 스케일과 휘몰아치는 이야기, 플레이어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단서는 극강의 집중력을 이끌었고, 한 에피소드당 2화에 걸친 분량은 플레이어들이 추리하는 과정을 더 자세히 담아 보는 이들 또한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스케일은 키웠지만, 큰 포맷을 바꾸지 않은 점 또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시리즈의 정체성과 다름없는 추리 여왕 박지윤과 삼각형 추리 등 인문학적 추리를 펼치는 장진, 영리한 두뇌와 예능감을 모두 장착한 장동민은 믿고 보는 케미와 연기력을 뽐냈고, 신입 플레이어로 합류한 키, 주현영, 안유진은 단서에 집착하면서도 캐릭터에 100% 몰입한 모습으로 첫 관문을 완벽하게 통과했다. 또한 모든 것이 고퀄리티인 사건 현장 속 유일한 저퀄리티 합성 사진은 여전한 B급 감성으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OTT의 특수한 제작 환경 덕분이다. OTT는 TV 채널보다 탄탄한 자본력과 여유로운 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많은 자본과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한 <크라임씬>에게 적합한 환경. OTT의 시청 환경 또한 <크라임씬>에 제격이다. 시청 중 한 장면을 놓쳤더라도 일시 정지와 돌려보기가 가능하기 때문. 시청자들은 단서를 놓칠 걱정 없이 플레이어들과 함께 추리 현장에 들어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윤현준 PD는 “<크라임씬3> 종영 이후 시리즈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방송 환경이 바뀌고 OTT가 생기면서 기회가 생겼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에는 세 번째 에피소드가 담긴 5, 6화가 공개될 예정. ‘법원 살인 사건’으로 꾸며진 새 에피소드에서는 대선 후보의 자녀 ‘장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던 살인 사건의 피고인이 피살당하고, 관련 인물들이 용의자로 소환되는 이야기가 담긴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대혼란’을 일으키는 단서들이 연이어 나타난다고 예고된 가운데, 여섯 명의 플레이어들이 미궁 속에 빠진 사건에서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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