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스타일리시한 블랙코미디로 K-콘텐츠 열풍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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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주차 넷플 글로벌 TOP10 차트
최우식X손석구 표 스릴러, 글로벌 흥행 박차
‘닥터슬럼프’-‘세작’ 꾸준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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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필요 이상의 자극을 걷어낸 장르물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잔혹사’가 <살인자ㅇ난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3일(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글로벌TOP10 TV쇼(비영어) 차트에서는 칠레 범죄드라마 <베이비 반디토 Baby Bandito>가 새로운 1위에 등극했다. 2014년 산티아고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유럽에서 ‘베이비 반디토’로 불리던 케빈 타피아(니콜라스 콘드레라스 분)가 칠레에서 벌인 세기의 강도 사건을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가진 거라곤 스케이트보드 하나밖에 없었던 청년 타피아의 기상천외 사기 행각에 열광했고, 그 결과 <베이비 반디토>는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330만 뷰-1,70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한국이 선보인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A Killer Paradox>은 2위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20대 청년 이탕(최우식 분)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 분)의 치열한 추격전을 그린 <살인자ㅇ난감>은 지난 9일 공개 후 불과 3일 만에 310만 뷰-2,19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1위 <베이비 반디토>와 불과 20만 뷰 차이이자, 차트에 오른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시청시간 기록이다.

글로벌 시청자들은 <살인자ㅇ난감>이 그려낸 인물 내면의 감정 표현에 주목했다.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폭력의 묘사를 최소화하는 대신 시시각각 달라지는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의 한 리뷰어는 “주요 등장인물 모두 ‘정상인’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탁월한 캐릭터 묘사와 배우들의 연기가 감정이입을 부추긴다”며 “극 초반에는 탕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난감의 입장에 서게 되는데, 중반 이후 송촌(이희준 분)의 등장으로 다시 리셋된다”고 말했다.

스타일리시한 연출도 <살인자ㅇ난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롱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담아낸 일부 장면은 원작 웹툰의 만화적 상상력을 매우 성공적으로 영상화했고, 적절한 타이밍에 흐르는 배경 음악 또한 보는 이들의 시청 경험을 풍부하게 장식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영리한 각색, 배우들의 열연으로 블랙 코미디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살인자ㅇ난감>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지, 앞으로의 성적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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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JTBC 토일극 <닥터슬럼프 Doctor Slump>(220만 뷰-1,290만 시청시간)는 3위를 기록했다. 비록 직전 주보다 두 계단 하락한 성적이지만, 매주 단 2개의 에피소드만을 추가하는 TV 방영 드라마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오리지널 작품들 사이에서 기대 이상의 분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해외 시청자들은 <닥터슬럼프>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들이 유독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자주 다룬다는 점에 주목했다.

<닥터슬럼프> 이전에도 <갯마을 차차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웰컴투 삼달리> 등 다수의 작품이 일에서 실패를 경험하거나 번아웃에 직면한 주인공의 좌절 또는 도피, 그 과정에서 만난 위로와 용기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 <닥터슬럼프>를 본 한 네티즌은 “결국 K-드라마들이 하려는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이 결코 계획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하며 “매번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길을 찾아 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만나고 싶다”며 응원의 말을 남겼다. 여기에 주인공 하늘과 정우 역을 맡은 박신혜와 박형식의 케미에도 많은 시청자가 후한 점수를 주면서 <닥터슬럼프>의 꾸준한 인기를 예고했다.

4위에는 지난 7일 공개된 프랑스 다큐 시리즈 <라엘: 외계인들의 예언자 Raël: The Alien Prophet>(200만 뷰-620만 시청시간)가 이름을 올렸다. 외계인에 대한 믿음으로 창시된 종교가 숱한 논란을 낳은 광신적 집단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추적한 이 작품은 전 세계에 확산한 ‘라엘리안’의 추종자와 비판가, 그리고 라엘(클로드 보리롱) 본인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5위는 지난주보다 두 계단 하락한 일본 판타지 애니메이션 <묵시록의 4기사: 일곱 개의 대죄 The Seven Deadly Sins: Four Knights of the Apocalypse>(190만 뷰-880만 시청시간)이다.

tvN 토일극 <세작, 매혹된 자들 Captivating the King>(140만 뷰-1,260만 시청시간)은 신작들 사이에서도 굳건한 인기를 자랑, 6위 순위 보전에 성공했다. 현대극에서는 볼 수 없는 독보적 영상미와 빠른 전개, 배우들의 열연이 한데 어우러지며 보는 이들의 이목을 단단히 붙잡은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여주인공 신세경이 남장여자 역할을 소화하기에 지나치게 예쁘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라는 애정 어린 불만과 함께 “한국 사극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벌써 걱정”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세작, 매혹된 자들>은 어느덧 단 6회의 이야기만을 남겨둔 상황. 몰아 보기를 위해 정주행을 미룬 시청자들이 <세작, 매혹된 자들>의 순위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주 첫 순위 하락을 맞은 스페인 범죄드라마 <베를린 Berlin>(120만 뷰–790만 시청시간)은 이번 주에도 세 계단 하락한 7위를 기록하며 차트 아웃을 준비했고, 인도 만화 시리즈 <꼬마 장사 빔: 즐거운 놀이시간 Mighty Bheem’s Playtime>(110만 뷰-280만 시청시간)은 8위다. 일본 판타지 애니메이션 <던전밥 Delicious in Dungeon>(110만 뷰-280만 시청시간)은 5주 연속 차트를 지키며 9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9일 시즌2를 공개한 스페인 코미디 시리즈 <요즘남자들 Alpha Males>은 90만 뷰-560만 시청시간으로 차트 입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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