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특수에 티빙·쿠팡플레이 ‘활짝’, 불붙은 중계권 확보 경쟁

Policy Korea
1월 MAU 티빙 12.6%↑, 쿠팡 7.7%↑
‘따로 또 같이’ 스포츠 중계권 사활 건 OTT들
보편적 시청권 훼손 우려하는 목소리도
MAU OTT 20240213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상의 분전을 펼친 가운데 OTT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그 수혜를 톡톡히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플랫폼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시장 포화 상태에서 경쟁력 강화 카드로 스포츠를 내세운 OTT들이 일제히 이용자 수 증가를 기록하면서 인기 리그를 독점 중계하려는 플랫폼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넷플릭스·디즈니+도 이용자 감소 직면

13일 시장조사기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 앱의 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56만4,000명으로 전월(583만 명) 대비 12.6% 증가했다. MAU는 안드로이드 및 iOS 앱에 한 달 동안 한 번 이상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 수를 의미한다. 같은 달 쿠팡플레이의 MAU는 778만5,000명으로 지난해 12월(723만1,000명)보다 7.7% 늘었다.

반면 티빙과 쿠팡플레이를 제외한 여타 OTT들은 이용자 수 감소를 맞았다. 국내 시장 진출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넷플릭스는 전월(1,306만1,000명) 대비 1.8% 줄어든 1,281만9,000명의 MAU로 국내 OTT와의 격차를 줄였고, 지난해 하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꼽힌 <무빙> 효과가 끝물로 접어든 디즈니+는 1월 302만1,000명의 MAU를 기록했다. 디즈니+의 MAU는 지난해 12월(336만3,000명)과 비교해 무려 10.2% 감소한 결과다.

웨이브는 441만6,000명의 MAU로 전월(404만 명)과 비교해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이용자 충성도에서는 가장 높은 성적을 자랑했다. 올해 1월 기준 OTT 플랫폼별 1인당 평균 월간 시청 시간은 웨이브가 632.5분으로 가장 길었고, 이어 넷플릭스(511.6분), 티빙(507.9분), 쿠팡플레이는 (200.2분), 디즈니+ (141.2분) 등 순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급증이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기대 이상 흥행과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시기가 맞물린 효과라고 풀이했다. 지난 1월 13일(현지 시각) 개막해 이달 11일까지 진행된 이번 아시안컵은 tvN과 tvN SPORTS,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됐는데, tvN·tvN SPORTS 채널의 다시 보기를 제공하는 티빙 또는 쿠팡플레이에 가입한 시청자들이 플랫폼을 방문하며 다른 콘텐츠 시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티빙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선보인 드라마 <운수 오진 날>과 <이재, 곧 죽습니다>,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3> 등으로 연이은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을 기록했고, 쿠팡플레이 역시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가 지난해 12월 22일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한 이후에도 오랜 시간 [오늘의 OTT 통합 랭킹] 최상단을 지키며 흥행의 기쁨을 누렸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권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플랫폼으로 이끌어 추가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도록 장려하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OTT 기업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티빙은 오는 2026년까지 프로야구 중계권을 거의 확보한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3일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자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총 3곳이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KBO는 이후 같은 달 8일 티빙의 운영사인 CJ EN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OTT 가운데 스포츠 수혜를 가장 많이 본 플랫폼으로 꼽히는 쿠팡플레이 또한 스포츠 라인업 확대에 한창이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한국프로축구(K리그)를 비롯해 독일프로축구(분데스리가), 덴마크프로축구(수페르리가) 등 국내외 인기 축구를 비롯해 테니스(데이비스컵), 자동차 경주(포뮬러원), 미국프로풋볼(NFL),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다양한 국가에서 펼쳐지는 여러 종목의 스포츠로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단단히 붙잡고 있다. 인기 리그 중계권 확보에 가장 열심인 두 플랫폼을 제외하면 국내외 OTT 모두 이용자 하락에 직면한 만큼 스포츠 중계권을 위한 플랫폼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포츠 팬 잡아라” 국내외 OTT 사활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 경쟁은 비단 국내 OTT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례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운영하는 프라임비디오는 최근 NFL 2024~2025시즌 플레이오프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번 중계권 계약으로 프라임비디오는 올해 9월 개막하는 NFL 플레이오프 경기를 독식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개막해 현재 진행 중인 2023~2024 시즌 플레이오프 경기는 NBC유니버설이 운영하는 OTT 피콕에서 독점 중계했다. 피콕은 NFL 플레이오프 독점 중계로 약 28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스포츠를 비롯한 라이브 방송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넷플릭스도 달라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인기 프로그램 ‘RAW’의 독점 중계권을 획득하기 위해 최고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를 베팅해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이번 중계권 확보로 WWE의 팬들을 장장 10년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둘 전망이다.

연합군을 구성해 스포츠 전문 OTT를 론칭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미국의 폭스코퍼레이션과 ESPN,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공동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하반기 스포츠 OTT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세 회사는 각자 보유 중인 스포츠 채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지분은 각각 3분의 1씩 나눠 가질 방침이다. 해당 플랫폼에서 미국프로농구(NBA)와 NFL 같은 미국 주요 리그는 물론 대학 스포츠 등 여타 방송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경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예고다.

이들 세 회사가 손을 맞잡은 이유는 기존 유료 케이블 방송에서 이탈하는 시청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ESPN은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채널로 오랜 시간 군림해 왔지만, 최근 케이블 시청자가 감소와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경영난이 겹치며 지분 매각을 논의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폭스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역시 주력 채널인 폭스 스포츠, TNT 등이 대거 시청자를 잃으며 광고 수익 급감 등에 처한 바 있다.

스포츠 채널 및 OTT 플랫폼 간 경쟁으로 중계권 가격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는 점도 합작 서비스 출시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NFL 10년 중계권은 1,100억 달러(약 145조9,400억원)에 이르며, NBA 10년 중계권은 직전 거래 대비 3배가량 증가한 780억 달러(103조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 회사 간 합작으로 중계권 계약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다양한 경기 라인업을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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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선택권 넓어져 좋아” vs “유료 구독 부담스러워”

인기 스포츠 리그의 연이은 OTT 행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그간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일부 미디어가 독점하던 스포츠 중계권이 분산되면서 다양한 채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대중 스포츠마저 유료화하는 것은 극빈 계층이나 디지털 소외 계층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는 부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서면서다.

시청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끈 플랫폼으로는 대표적으로 쿠팡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서비스 론칭 직후부터 ‘스포츠에 진심’ 행보를 이어 온 쿠팡플레이는 2022년에는 영국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리 선수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와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구단 세비야FC를 초청한 제1회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개최했고, 지난해에는 프랑스프로축구(리그앙) 우승 구단 파리생제르맹FC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라리가 소속 아틀레티코마드리드를 초청해 제2회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열었다.

올해는 미국프로야구(MLB) 명문 구단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파드리스의 내한으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주최한다. 쿠팡플레이 모회사인 쿠팡을 통해서만 예매할 수 있는 이들 경기의 티켓 가격은 최대 7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일부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스포츠 팬들은 미국 또는 유럽을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꿈의 경기’를 한국으로 가져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반대로 시청자들의 우려가 짙은 플랫폼으로는 티빙을 들 수 있다. 시즌 내내 월요일을 제외한 주 6회의 경기가 있는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성별이나 연령에 상관없이 폭넓은 시청층을 자랑하는 만큼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방송법에서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관심행사를 시청할 권리’로 규정해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의 경우 90%의 가시청가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청자들의 OTT 이용률은 약 86.5%로 이 가운데 최근 1년 내 티빙을 유료 이용한 응답자는 13.2%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 KBO 경기를 중계했던 통신 및 포털 컨소시엄들은 모두 무료로 프로야구 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 덕분에 시청자들은 TV 또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원하는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KBO를 포털 중계한 네이버에 의하면 2023시즌 KBO 경기당 평균 동시 접속자 수는 6만1,000명에 달한다.

아직 중계권과 관련해 세부 사항 조율이 남아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티빙이 프로야구 무료 중계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티빙은 현재 유료 멤버십을 결제하지 않은 일반 온라인 회원을 상대로 실시간 방송을 무료 시청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 KBO와 티빙의 협상에 따라 무료 중계도 기대해 봄 직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티빙은 “내부 검토 중인 사안이며, KBO와의 협의도 진행 전”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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