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영화 랭킹] 12/7 넷플·티빙·웨이브 –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광

OTTRanking
7일 OTT 영화 랭킹
‘콘크리트 유토피아’ 넷플-티빙 쌍끌이
웨이브는 여전히 ‘해리 포터’의 시간
231207 영화

디스토피아의 승리다.

넷플릭스(Netflix), 티빙(TVING) 영화 부문 1위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의 차지다. 지난 5일부터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 SVOD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왕좌에 오른 모양새. 이는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넷플릭스와 티빙 1위를 지키며 장기 집권을 이어가던 <독전2>와 <보호자>를 공개 단 이틀 만에 집어삼킨 기록이다. 또한 작품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콘텐츠들을 제치고 7일 [오늘의 OTT 통합 랭킹] 최상단을 차지, 뜨거운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생존 재난 영화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이들이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며 안전과 평화를 지키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 내용을 그린다.

<마녀>의 스토리보드와 <가려진 시간>의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 8월 9일 개봉한 이 작품은 이병헌-박서준-박보영-김선영-김도윤-박지후 등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과 2023년 국내 텐트폴 영화 중 가장 마지막 주자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며 스크린 레이스를 시작했다. 개봉 시기도 좋았다. 개봉 당시 올해 국내 영화 중 흥행 2위를 기록한 <밀수>는 이미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상태였고, <밀수> 이후로 개봉한 또 다른 블록버스터 기대작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었다.

광복절 연휴까지 저격하며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결국 개봉 전날인 8월 8일 약 16만 장의 사전 예매량으로 예매율 1위를 기록, 개봉 첫날 약 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영화 티켓값이 할인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영향을 받았던 <밀수>의 개봉 당일 성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더 문>(약 9만 명)과 <비공식작전>(약 12만 명)의 기록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며 흥행에 청신호를 킨 것.

이후 작품은 개봉 7일째인 8월 15일 누적 관객 수 200만을 돌파, 개봉 2주차와 3주차에는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최종 384만 관객을 달성했다. 손익 분기점인 380만을 크게 넘어서진 못했지만, 2023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순위 3위에 올라서며 흥행에 성공한 것. 현재는 지난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의 흥행세에 2023 국내 개봉작 중 흥행 4위를 기록 중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광은 극장 흥행 성공에서 끝나지 않았다. 작품은 제10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기술상을 비롯해 제44회 청룡영화상 감독상(엄태화), 남우주연상(이병헌), 청청원 인기스타상(박보영) 등 3관왕, 제59회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이병헌), 여우조연상(김선영), 미술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등 6관왕,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 베스트 액터상(박보영), 제53회 황금촬영상 시각효과상, 제32회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이병헌), 올해의 스타상(박보영), 촬영상 등 4관왕을 달성, 개봉 후 4달간 국내외 수많은 영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가장 호평을 이끈 것은 탄탄하고 촘촘한 스토리와 센스 있는 연출. 작품은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각색해 제작됐다. 원작은 주인공이 아파트로 들어와 공포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이 일어난 후 아파트 사람들이 여러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원작의 세계관을 이어받았지만, 스토리와 주인공 캐릭터, 인물들 간의 관계와 전개 방식은 모두 바뀐 채 전혀 다른 이야기로 찾아온 것.

엄태화 감독의 적극적인 각색은 관객들의 극찬으로 이어졌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었지만, 탄탄한 각색과 스타일리쉬한 연출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꽉 잡으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특히 아파트의 탄생과 유행을 잔잔하게 보여주면서 급박한 영상과 음악으로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현대의 모습을 그려낸 오프닝 시퀀스는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규모 재난이라는 극한의 환경을 배경으로 표현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작품은 아파트의 특수한 환경을 통해 사회적 계급 문제를 담아냈고, 계급화된 사회에 ‘재난’이라는 변수를 넣어 현대 한국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배우들의 역할도 컸다. 이병헌-박서준-박보영-김선영-김도윤-박지후 등 주역 배우들을 비롯해 주조연 할 것 없이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한 배우들은 다양한 서사와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을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렇듯 연출부터 배우들의 호연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보는 이들을 사로잡으며 디스토피아 세계관에도 많은 관객들의 ‘호’를 이끈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시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 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개별 구매가 필요한 T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 동안에도 OTT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왔던 이 작품이 넷플릭스와 티빙 차트 장기 집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웨이브(Wavve) 1위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이다. 지난 2001년 위대한 판타지 세계관의 서막을 열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혜성처럼 등장한 후 아직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9월부터 웨이브 영화 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며 변치 않는 기세를 자랑 중이다. 점점 더 쌀쌀해지는 날씨와 함께 ‘해덕’(해리 포터 덕후)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왕좌 행진을 이어가는 모양새.

최근 웨이브 내 큰 신작 소식이 없는 점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장기 집권을 도왔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영화인 <독전2>를 비롯해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신작을 공개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콘크리트 유토피아>, <보호자>, <더 문> 등 다양한 한국 신작을 공개하고 있는 티빙과 달리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신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올여름 기대작이던 텐트폴 BIG4 영화를 단 한 편도 잡지 못하며 영화 차트 침체기를 맞이했다. 웨이브의 왕좌가 언제쯤 새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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