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수많은 ‘경계인’들을 위한 힐링 동화, 넷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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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차가운 바람을 녹이는 따뜻한 이야기
정신질환 편견 깬 의미 있는 발걸음
사진=넷플릭스

“당신의 마음은 괜찮은가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이하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그곳에서 접하게 된 뜻밖의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힐링 드라마다. 이라하 작가의 실제 정신병동 근무 경험에서 비롯된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과 드라마 <눈이 부시게>, <힙하게> 등의 이남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러블리’의 대명사 박보영을 필두로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라인업을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웃음과 눈물을 책임지던 웹툰을 원작으로 해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이 작품은 지난 3일 전 회차를 오픈한 후 국내 넷플릭스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오늘의 OTT 통합 랭킹] 상단을 지키며 순항 중이다. 또한 공개 사흘 만에 OTT-TV 통합 드라마 화제성 8위를 기록하며 흥행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글로벌 질주도 시작했다. 작품은 21개국 TV 쇼 부문 TOP10에 랭크,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신병동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크고, 작은 아픔들과 상처를 치유해 가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공감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새다. 총 12부작으로 정주행까지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동안 <아침이 와요>의 흥행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

벌써 정주행을 마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따뜻한 응원과 극찬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여러 정신질환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사실적이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정신질환은 나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과 상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요즘 자극적인 콘텐츠만 나오는 세상 속 오랜만에 따뜻한 위로를 주는 힐링물” 등의 반응을 보냈다.

사진=넷플릭스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에 첫 출근하는 3년차 간호사 다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정신병동 간호사는 무기가 될 수 있는 뾰족한 펜부터 자해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끈이 달린 신발, 끈으로 연결된 명찰까지 모두 금지된다. 다은은 수간호사 효신(이다은 분)의 도움을 받아 정신병동 간호사로서 만만의 준비를 마친다.

다은의 첫 환자는 좋아하는 남자를 스토킹해 엄마 손에 붙잡혀 정신병동에 입원, 양극성 장애를 판정받은 부잣집 딸 오리나(정운선 분)다. 남들이 보기엔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살아온 오리나가 정신질환이라는 것에 다은이 의문을 품자 의사인 황여환(장률 분)은 “뭔가를 넘치게 가졌다고 해서 정신병에 안 걸리고, 뭔가 부족하면 정신병에 걸리나?”라고 반문한다.

오리나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은은 상사의 가스라이팅에 극도의 사회 불안장애를 안게 된 환자 조성식(조달환 분)과 만난다. 사회 불안장애는 어떤 느낌일 것 같냐는 질문에 다은은 “모두가 날 지켜보고 구경 중인 기분이에요. 긴장되고, 압박되고, 부끄러웠겠죠”라고 답한다. 자신이 정신병동에서 근무하게 된 진짜 이유를 알아버린 후 다은에게도 불안장애가 나타났기 때문.

이후에도 다은은 자신을 도둑으로 몰아가는 환자부터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까지 다양한 아픔을 가진 환자들을 만난다. 특히 다은은 자신을 ‘중재자’로 부르는 환자 서완(노재원 분)과 점점 가까워진다. 서완은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망상 환자. 그는 다은과 정신병동 의사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퇴원하게 되지만, 결국 현실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 채 자살한다.

서완의 죽음은 다은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리성 장애가 와 버린 것. 다은은 멀쩡한 척 일상을 보내 보기도 하지만, 결국 급성 우울증으로 다른 병원의 정신과 폐쇄 병동에 입원한다.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다은은 다시 정신병동 간호사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정신질환을 가졌던 것뿐만 아니라 폐쇄 병동에 입원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다시 한번 위기를 겪는다.

사진=넷플릭스

<아침이 와요>는 박보영-연우진-장동윤-이정은 등 주연 배우들은 물론 장률-이이담-이상희-박지연-전배수-김종태-공성하-임재혁 등 명신대병원 정신병동의 의료진으로 분한 배우들, 정운선-조달환-노재원-권한솔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부터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 정신질환 환자들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고품질의 CG, 다채로운 색상과 OST로 완성한 동화 같은 영상미 등 많은 요소에서 호평받고 있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정신질환의 편견을 깨고 정신병동의 문턱을 낮추는 따뜻한 이야기다.

작품에서 아픔을 겪는 인물은 정신병동에 입원한 수많은 환자들과 주인공 다은뿐만이 아니다. 깐깐한 선배 간호사인 수연(이상희 분)은 워킹맘으로써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고, 동료 간호사인 들레(이이담 분)는 어려운 가정사로 근심이 가득하다. 같은 병원의 항문외과 의사인 고윤(연우진 분)은 불안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누르고, 다은의 가장 친한 친구 유찬(장동윤 분)은 공황 장애에 시달린다. 간호사들의 엄마 같은 존재인 수간호사 효신(이정은 분)의 동생은 조현병을 앓고 있다.

이처럼 작품 속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크고 작은 상처와 아픔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 공황장애와 불안증, 조울증, 우울증 등은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미약하게나마 관련이 있는 병이기 때문. 특히 각자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에도 다른 이를 위로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역경을 극복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된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서울 시민 절반 정도는 마음의 병이 있지 않을까 한다. 나도 작품을 만들면서 우울증과 공황이 겹친 적이 있다.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세상에는 나만큼 힘든 사람도 많구나’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자책 없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또 우리 일상 가까이에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아침이 와요>는 희망의 메시지로 막을 내린다. 우리는 모두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서 있는 경계인들이며, 누구든 언제나 아플 수 있고 기쁨과 슬픔, 안정과 불안, 꿈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치 앞을 못 볼 만큼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자. 언젠가는 환한 아침이 우리를 밝게 비춰줄 것이다.

“누구나 아플 수 있는 거예요. 치료가 길어질 수도 있고요. 원래 아침이 오기 전에 새벽이 제일 어두운 법이잖아요. 그렇지만 이건 분명해요. 처음부터 환자인 사람은 없고, 마지막까지 환자인 사람도 없어요. 어떻게 내내 밤만 있겠습니까? 곧 아침도 와요. 여러분이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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