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어쩔 수 있나” OTT 가격 인상 릴레이, 소비자 시선 다시 ‘누누티비’로

Policy Korea
넷플릭스 필두로 OTT 줄줄이 가격 인상, 소비자들 새로운 '누누티비' 찾는다
수많은 '누누티비 아류' 불법 사이트, 정부 단속 피해 가며 끈질기게 영업 
불법 도박 광고 전면에 내걸어 수익 창출, 청소년 비롯한 국민들 '도박 유입' 위험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OTT 업계를 휩쓸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이어지는 국내외 OTT 플랫폼 가격 인상에 ‘무료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아직 ‘누누티비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불법 도박 광고로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OTT 업계 성장을 저해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한층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트림플레이션’에 무료 콘텐츠 찾는 소비자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를 이유로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시행해 왔다. 가구원 외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할 경우 1인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디즈니플러스는 요금제를 스탠더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으로 세분화해 가격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토종 OTT인 티빙도 내달 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할 방침이다. 베이직은 월 9,500원으로, 스탠더드는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7,000원으로 각각 가격이 오른다.

OTT 업계의 ‘릴레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은 크게 가중됐고, 구독 요금 부담에 지친 일부 소비자들은 또 다른 ‘누누티비’를 찾기 시작했다. 누누티비는 국내외 OTT 서비스의 콘텐츠를 무료 제공하다가 폐쇄된 불법 사이트의 대명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6월 개설 후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지 누적된 누누티비의 접속 건수는 자그마치 8,348만여 건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OTT 요금 인상의 수혜자가 OTT 플랫폼이 아닌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제재를 피해 운영되는 불법 사이트들이 OTT 플랫폼에서 이탈한 소비자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누누티비가 폐쇄된 이후 등장한 수많은 ‘아류 사이트’들은 누누티비와 동일하게 OTT 플랫폼의 유명 작품들을 무단 유통, 불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불법 사이트 기승

시밀러웹에 따르면 기존 누누티비 팀이 운영하는 ‘누누티비 바로가기’ 페이지의 총방문자는 자그마치 922만6,000명에 달한다. 해당 페이지는 누누티비가 정식 OTT 허가 업체가 아니며, OTT 업체의 콘텐츠를 동의 없이 제공하는 불법 업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그동안 누누티비를 그리워했던 많은 사람들이 누누티비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연일 여기저기서 기쁨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등 불법 행위를 옹호하는 소개 글을 고스란히 게재해 둔 상태다.

모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최신 콘텐츠들이 업데이트된 모습/사진=해당 사이트 홈페이지

대놓고 ‘불법 사이트’임을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 이들 사이트의 단속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사이트가 차단돼도 VPN(가상사설망)을 통한 우회, 도메인 변경 등 ‘편법’을 활용해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 불법 사이트는 약 두 달간 17번가량 접속이 차단됐지만, 끊임없이 대체 사이트를 만들며 누적 접속 건수 1,90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는 콘텐츠 불법 유통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를 출범시키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불법 사이트 추적 기술을 개발하는 등 ‘누누티비 아류 척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분별한 ‘불법 도박’ 광고 노출 위험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사이트가 불법 도박 사이트로 진입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도박 사이트 배너 광고를 추가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광고 배너 위에 ‘광고 업체들에 고액의 보증금이 예치돼 있고, 사고 발생 시 전액을 책임진다’는 식의 문구를 게재한 사이트마저 있다. 사이트 이용자를 불법 도박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 문구’다.

불법 도박 광고는 ‘돈’이 된다. 광고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배너 클릭 광고의 평균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폐쇄된 누누티비가 불법 도박 광고로 얻은 이익은 최소 3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무료 콘텐츠에 현혹된 이들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상품’인 불법 도박 광고에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도박장, 불법 PC방 등에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도박이 가능한 만큼, 잠깐의 호기심 때문에 도박 업체의 ‘덫’에 걸려들 가능성도 크다.

무분별한 불법 도박 광고는 특히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성인에 비해 변별력 및 금전적 여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경우, 단 한 번의 도박만으로도 절도·사기 등 수많은 금전 관련 범죄를 저지르며 자제력을 잃을 수 있다. 실제 정부 조사에 따르면 도박 중독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학생은 무려 19만 명(5%)에 달한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OTT 업계에도, 국민에게도 위해를 끼치는 일종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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