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K-영화’의 부흥을 이끈 세기말 영화광들의 발자취, 넷플 ‘노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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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넷플릭스 ‘노란문’ 공개
청년 봉준호의 미공개 첫 단편 애니 공개
세기말 시네필들의 위대했던 여정
사진=넷플릭스

의미 있는 낭만이었다.

27일 1990년대 한국 시네필들의 열정과 청년 봉준호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감독 이혁래, 이하 노란문)가 베일을 벗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노란문>은 90년대 초, 시네필들의 공동체였던 ‘노란문 영화 연구소’ 회원들이 30년 만에 다시 떠올리는 영화광 시대와 청년 봉준호의 첫 번째 단편 영화를 둘러싼 기억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붕붕거리는 오후>, <미싱타는 여자들>의 이혁래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노란문 영화 연구소는 학생운동이 끝나가던 세기말, 하나둘 생겨나는 영화 모임 속에서 만들어진 모임이다. OTT는 물론 인터넷도 없이 아날로그 VHS 장비만으로 영화 공부를 위해 모인 20대 청년들은 영화를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 뭉쳐 한국 영화의 출발점이 됐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란문>은 지난 2022년, 영화 모임 노란문 영화 연구소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행사에서 시작됐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회원들은 그저 목적 없이 순수했던 그들의 20대와 ‘낭만의 시대’였던 1990년대를 추억하다 ‘이걸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작품은 약 30년 전인 1992~1993년 노란문 영화 연구소의 멤버로 활동했던 10여 명이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상 회의 시스템은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멤버들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30년 만에 만나는 멤버들의 섭외 과정은 어려웠다고. 한창 동아리 활동을 하던 시기에는 휴대폰이 없었기에 대부분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연출을 맡은 이혁래 감독은 “30년 전 노란문 영화 연구소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정말 다르다. 영화 산업은 물론 한국 영화의 위상도 달라졌다. <노란문>은 노란문 영화 연구소의 30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이자, 영화에 미쳤던 그 시절 시네필들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기획 의도를 소개하며 “노란문 멤버 각각의 목소리와 개성을 최대한 살리며 당시 시네필의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란문>의 공개 소식과 함께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대한민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의 출연.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 감독으로 자리했다. 이혁래 감독은 “한국 영화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봉준호 감독이어서 다큐멘터리 제작 이야기를 했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주인공이 되면 안 되고 1/N 명으로 출연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등극함과 동시에 부산 시네필들이 뽑은 ‘부산시네필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세계적 거장으로 성장한 봉준호 감독의 청년 시절과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기반을 다진 세기말 시네필 문화를 그 시절을 아름답게 빛냈던 다양한 이들의 시각에서 그려낼 예정. <노란문>의 공개를 앞두고 놓쳐서는 안 될 관전 포인트를 공개한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세기말 시네필들의 영화 공부법이다. 영화감독을 꿈꾸기는커녕 영화가 직업이 되기 어려웠던 시절, 영화를 향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모인 20대들의 영화 공부법은 ‘주먹구구식’ 그 자체였다. 이들은 작은 TV 앞에서 비디오를 돌려보고, 저해상도의 비디오카메라로 영화를 촬영했다.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방법은 몰랐던 이들은 글로만 배운 영화들을 직접 보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당시 노란문의 리더였던 최종태 감독 또한 영화학도였지만 영상으로 영화를 배워본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우리는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페데리코 펠리니와 같은 거장들의 영화를 직접 보고 싶던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그 중 특히 봉준호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시중에서 볼 수 없던 희귀한 비디오를 구해오기도 하고, 워낙 꼼꼼한 관리해서 분실 사건도 없었다”고 비화를 밝혔다.

젊은 날의 순수한 패기와 열정, 허세로 뭉쳤던 세기말 시네필들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영화를 사랑했던 이들과 그 시절을 살아온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이제 막 영화에 빠져드는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세계를 선사하며 세대 불문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 DVD를 굽는 장면부터 자료를 구하기 위해 뛰던 장면까지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던 이들의 따뜻한 기록에 궁금증이 높아진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지난 30년간 공개된 적 없던 봉준호 감독의 첫 단편이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룩킹 포 파라다이스 Looking for Paradise>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룩킹 포 파라다이스>는 어둡고 칙칙한 지하에 사는 고릴라 인형이 똥 벌레의 공격을 피해 낙원을 꿈꾸는 내용을 담은 23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노란문 영화 연구소 개소식에서 딱 한 번 상영된 후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룩킹 포 파라다이스>의 일부가 <노란문>을 통해 최초 공개될 예정. 출연을 결심한 노란문 회원들과 그 시절을 함께 했던 배우 안내상, 우현 등은 <룩킹 포 파라다이스>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전한다. 이 과정에서 집단 ‘라쇼몽’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노란문 회원들은 23분짜리 작품을 5분짜리로, 주인공을 고릴라가 아닌 벌레로 기억하는 등 제각각 다른 기억을 뱉으며 웃음을 선사한다.

1990년대의 시네필들이 2023년의 시네필들에게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그 시절의 청춘들은 영화를 열렬히 사랑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며 지금의 한국 영화 산업과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청년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특히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를 넘어 무언가를 위해 열렬히 달리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에게도 따뜻한 감동의 순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편, 90년대 영화광들의 시간 속으로 타임슬립 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오늘(27일)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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