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배우인가 ‘神인 배우’인가, TV 아닌 OTT서 재능 활짝 펼친 신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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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통해 이름 알리는 신인 배우들, 흥행작에 얼굴 비추면 순식간에 '대박'
OTT에 시청자 쏠리자 TV 드라마·영화 시장 정체, '스타 캐스팅' 시대 저물었다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동, 신인도 조연 아닌 '주연'으로 재능 인정받을 길 열려
OTT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린 신인 배우 송강, 이정하/사진=넷플릭스, 디즈니+

OTT 플랫폼이 신인 배우들의 새로운 ‘등용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TV 대비 광고 수익 부분에서 자유로운 OTT 제작사들이 ‘흥행 보증수표’를 고집하는 대신, 배역에 적합한 신인 배우를 거리낌 없이 기용하면서다. 스타 배우가 독식하던 기존 TV 드라마·영화 시장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OTT 시장은 새로운 얼굴들의 활로 역할을 자처하며 날개를 펼치고 있다.

‘신선한 얼굴 찾아라’ OTT의 신인 기용

과거 신인 배우들은 유명 감독의 영화, 스타 작가·PD의 메인 시간대 드라마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곤 했다. 하지만 OTT 열풍과 함께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새로운 장르의 작품에 대한 도전이 활발해지자, 제작사들은 극의 흐름, 배역 특성 등을 고려해 배우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 캐스팅’은 점차 줄어들었고, 신예 배우들의 설 자리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2019년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송강은 2020년 넷플릭스 <스위트홈>의 주연을 맡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OTT를 통해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랐다는 이유로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송강 외에도 고민시, 이도현, 김남희 등 매력적인 신예 배우 다수가 <스위트홈>을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의 주연 이한별/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열연을 펼친 신예 이한별도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마스크걸> 속 김모미는 성형 및 극 중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모가 변하는 캐릭터로, 세 명의 배우가 3인 1역으로 연기한다. 이한별은 성형 전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 젊은 김모미를 연기, 웹툰 원작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뽐냈다.

이정하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무빙>에서 주인공 봉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봉석은 초인적인 오감을 지닌 엄마와 비행 능력을 지닌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초능력을 숨기고 살아가는 고등학생 캐릭터다. 이정하는 원작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체중을 90kg 후반까지 증량하는 등 엄청난 열정을 보였고, 결국 이 작품으로 ‘2023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TV 드라마 줄었다, 위축되는 기존 콘텐츠 시장

시청자 수요가 OTT 플랫폼에 몰리자, 기존 콘텐츠 분야 강자였던 TV 드라마와 영화 시장은 점차 위축되기 시작했다. 최근 방송사들은 월화, 수목드라마를 줄줄이 폐지하고 있다. 일찍이 수목드라마를 폐지한 지상파 채널들은 주 1회 편성 드라마를 제작 및 방영하고 있으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 그나마 주목을 받은 작품들도 모두 1~2%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의 사정 역시 녹록지 못하다. 팬데믹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개봉도 하지 못한 채 잊혔다. 엔데믹 전환 이후 성수기에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다수의 작품이 개봉했지만, 떠난 관객의 발걸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대작들이 줄줄이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하자, 신작 투자도 덩달아 위축되며 ‘악순환’이 시작됐다. 극장 개봉 후 영화가 OTT 플랫폼에 업로드되는 기간, 이른바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수익 창출처를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계속해서 짧아지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재능 있는 신인 배우들은 OTT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스태프들 역시 인력 수요가 급증한 OTT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시장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콘텐츠들과 플랫폼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신세대들이 OTT의 성장세에 올라타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 배우’ 그림자 뒤에 숨는 시절은 지났다

TV 드라마가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던 시기, 신인 배우들은 기존 배우들의 ‘네임밸류’에 밀려야 했다. 기존 드라마 시장은 광고 수익을 위해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스타 캐스팅이 드라마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제작사는 유명 배우부터 아이돌 가수까지 ‘화제’를 모을 만한 인물을 골라 캐스팅했다.

‘스타 배우’들이 흥행작을 도맡으며 몸값을 불리는 동안, 수많은 연예 기획사에서 쏟아져나온 신인들은 스타 배우들의 옆에 서기 위해 애썼다. 얼굴을 겨우 비추는 조연 자리조차 얻지 못해 꿈을 접는 지망생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일부 여성 배우들은 데뷔 초 화제성을 위해 신체 노출마저 감수해야 했다. 새로운 인물이 설 자리가 사라지자, TV 드라마·영화 시장은 점차 특정 배우가 독식하는 ‘고여버린’ 시장이 됐다.

하지만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하던가. 최근 들어 이 같은 ‘낡은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OTT를 통해 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제작되며 새로운 얼굴을 거리낌 없이 기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유명 배우가 콘텐츠 흥행을 보장하는 시대는 저물었고, 시청자들은 콘텐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콘텐츠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수많은 신예 배우가 OTT를 발판 삼아 날개를 펼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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