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중인 디즈니, 중국 문화 입은 상하이 디즈니랜드서 ‘IP 강자’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연말까지 꽉 채워진 상하이 디즈니랜드 테마, 중국 문화 적극 반영 만화 콘텐츠를 테마파크, 굿즈,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는 디즈니의 IP 사업 여전한 디즈니 주가의 하락세, 상하이 디즈니랜드 성공 여부에 업계 시선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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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디즈니랜드에 위치한 ‘주토피아 랜드’의 모습/사진=상하이 디즈니랜드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캐릭터 IP를 내세워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탈바꿈시킬 전망이다. 이에 연말까지 다양한 중국 문화를 적용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품을 출시하고, 중국 도시의 경관을 반영한 ‘주토피아 단지’도 연내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즈니가 이번 사업을 통해 점점 잃어가는 IP 사업 전문가 타이틀을 다시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중국 연계한 가을 이벤트 시작

중국 여신망(旅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9월 한 달 동안 ‘더피의 달’을 콘셉트로 가을 이벤트를 진행한다. 더피는 디즈니 사의 곰인형 캐릭터로, 외로움을 느끼는 미키마우스에게 미니마우스가 선물한 테디베어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더피의 달 기간 동안 메인 거리인 ‘미키 애비뉴’를 <더피와 친구들>을 반영한 테마로 변경하고, 중국 중추절 콘셉트를 반영한 ‘더피와 친구들 보름달 감상 파티’ 공연도 진행한다. 또 중국 전통 과자인 월병을 활용한 ‘더피와 친구들 월병 세트’와 중국 전통 복식을 착용한 ‘한정판 전통 복식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인형’ 등 다양한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디즈니의 핑크 여우 캐릭터인 ‘리나벨(Linabell)’이 상하이 디즈니랜드 데뷔 2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을 펼칠 전망이다. 리나벨은 <더피와 친구들>의 한 캐릭터로, 아직 작품에 등장한 적은 없지만 중국 메신저 위챗의 이모티콘에 적용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애니메이션인 <주토피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디즈니 분위기와 중국풍이 어우러진 ‘주토피아 단지’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6일 디즈니 관계자는 “주토피아 단지가 최종 시공 단계에 들어갔으며, 연말에 대중에게 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즈니에서 적극적으로 자사 콘텐츠 IP를 상품화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미국 정부도 집중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중국 상하이 선디(申迪)그룹이 각각 43%, 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총 55억 달러(약 6조400억원)를 투자해 만든 아시아 3번째 디즈니랜드다. 디즈니는 미국이 자국 내 벤처기업들에게 중국에 대한 고강도 무역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와중에도 중국에 대형 투자를 진행하고 수익을 거둬들이는 몇 안 되는 미국 기업 중 하나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달 30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나흘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며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점이 상징적인 제스처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자체가 미국과 중국의 자본이 절반씩 투입됐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할 경우 사업 확장을 통해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러몬도 장관은 방중 당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 허리펑 경제 담당 부총리, 리창 총리 등 중국 경제라인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고, 양국 간 경제 문제를 다루는 실무그룹을 창설해 장·차관급 대화 상설화 등 사안을 합의했다. 이후 디즈니랜드도 방문해 “이것이 미국에게 중요한 소프트파워 형태다. 디즈니랜드는 미국의 상징적인 브랜드이고 정말 아름답다“고 말하며 디즈니랜드와 관련된 양국의 관광 분야 협력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자료=구글

월트디즈니의 위기, 상하이 디즈니랜드로 만회할 수 있을까

한편 최근 들어 증권가에선 오는 10월 100주년을 맞는 디즈니가 위기를 겪고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디즈니 주가는 지난해 9월 기준 116.39달러(약 15만원)에서 30%가량 하락한 83.68달러(약 11만원)로 마무리됐다. 2014년 이후 9년 만의 최저가다.

디즈니 주가 하락에는 여러 가지 우려가 반영됐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의 가입자가 1분기 대비 7.4% 감소한 1억4,610만 명으로 집계된 점과 지난달 9일 발표한 영업실적에서 4억6,000만 달러(약 609조7,36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는 점이다.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에서의 영업이익이 46% 급감한 점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더해 60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인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도 디즈니의 생산 파이프라인을 훼손시킨단 평가도 잇따랐다. 데미안 노비체프스키(Damian Nowiszewski) 미국 투자전문가는 “이번 파업으로 월트디즈니는 연 7,200만 달러(약 954억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는 연 매출의 0.088%에 불과해 디즈니의 여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파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주가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디즈니는 만화, 테마파크, 기타 굿즈 등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제작자이자, 전 세계에 유통 채널 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경제대공황도 이겨낸 디즈니가 이번 위기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이번 시즌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의 시도를 통해 디즈니의 강점인 IP 역량을 재확인 시켜주고, 작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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