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반 웹툰 부진 못 면하는데, 게임 업계가 포기 못 하는 이유는?

게임 IP 콘텐츠 ‘줄줄이’ 나오는데, 정작 성과는 ‘글쎄’ 게임 업계 “트랜드미디어 전략, IP 가치 높이는 데 긍정적” 국내 유저 다수인 게임 IP, “‘수익’ 내기엔 다소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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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메이플스토리: 최후의 모험가’/사진=넥슨

유저들의 몰입감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게임이 흥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게임업계가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다. 자사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통해 웹툰 등을 제작해 게임 유저들이 웹툰을 보고, 또 웹툰을 본 독자들이 다시 게임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과정을 노린 전략이다. 게임 웹툰·웹소설에서 별점 테러가 발생하는 등 다소 반응이 좋지 못함에도 게임 업계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에 손을 놓지 않고 있다.

게임 IP 웹툰, 성과 못 내도 손 못 놓는 이유?

1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 IP를 활용한 웹툰·웹소설은 작품의 순위, 평점 등이 대부분 좋지 못하다. 넥슨이 PC MMORPG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네이버 시리즈에 연재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최후의 모험가』의 경우만 봐도 댓글 대부분이 혹평이다. 스핀오프 작품이라고는 하나, 원작과는 너무 다른 판타지 회귀물에 메이플스토리의 설정만 갖고 온 탓에 게임엔 없는 용어와 모험가 등급, 아이템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 최후의 모험가』에 달린 댓글 2,700여 개 중 가장 많은 추천 수를 기록한 댓글은 “작가가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듯”, “최근 유행과 너무 멀어진 양산형 회귀물은 이제 지루하다” 등 부정적 댓글들이었다. 평점도 5점 만점 중 2.8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게임 콘텐츠가 일회성이 아닌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장기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새로 만들 수 있다면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랜스미디어 과정에서 게임 세계관 등을 모두 담아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제작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주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콘텐츠 IP를 다른 장르로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은 새로운 장르에 맞는 스토리텔링, 캐릭터 등 성공 방식을 더해 콘텐츠 IP의 가치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인기 게임 IP를 활용해 창작물을 제작하는 것은 기존 유저의 몰입도를 높이고 신규 유저를 영입할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기에 게임 업계가 이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 업계의 웹툰·웹소설 분야 진출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네이버웹툰을 통해 웹툰 『100』, 『침묵의 밤』, 『리트리츠』를 선보였다. 세 작품 모두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인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컴투스는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합작법인(JV) 정글스튜디오를 설립해 『불사무적』, 『망할 가문을 살려보겠습니다』, 『향장』, 『로그인 무림』 등 작품을 제작했고, 조이시티는 자회사 로드비웹툰을 설립해 『프리스타일』, 『건쉽배틀』 등 자사 게임을 바탕으로 웹툰을 제작했다. 스마일게이트 또한 지난 7월 카카오페이지에서 모바일 RPG <에픽세븐>을 활용한 웹소설 『사관학교의 슈트 입는 영웅님』을 선보이며 트랜스미디어 전략에 힘을 쏟았다.

IP 세계관 확장 노리는 게임 업계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지 않음에도 게임 업계가 웹툰·웹소설 연재를 멈추지 않는 건 이들의 목적이 수익 확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는 “웹툰·웹소설 연재는 수익 확대 보단 각 게임의 UP 확장을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와 신작 게임이 기대감이 있는 이용자에 몰입도를 제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뿐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게임사는 다수의 이용자 게임 플레이 속도, 성향 등을 고려해 게임을 개발한다”며 “이 과정에서 각 게임 세계관, 스토리를 풍부하게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웹툰, 웹소설은 원작을 기반으로 다양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구성된다”며 “게임 팬들은 이런 웹툰과 웹소설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사는 다방면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P 세계관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실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에 기반한 웹툰들을 선보이며 ‘펍지 유니버스’ 확장을 꾀했다.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도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에 집중함으로써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컴투스 역시 자사의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에 기반한 웹툰을 제작해 세계관 확장을 노렸다. 양사는 대표 IP를 키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단 전략을 수립했다. 웹툰 제작으로 기존 IP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비게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단 구상인데, 이는 마블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만화, 영화, 게임 사업까지 확장하는 디즈니의 전략과 유사하단 평가를 받는다.

웹소설 ‘사관학교의 슈트입는 영웅님’/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흥행 이어가는 웹툰 기반 게임들, “소비층부터 다르다”

한편 게임 IP 기반 웹툰과 달리 웹툰 IP 기반의 게임은 성공적인 결과를 다수 도출해 냈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인의 시대:방치형 키우기>와 <신의 탑:위대한 여정> 등을 선보였다. 이들 게임은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매출 상위에 랭크되는 등 꾸준한 브랜드 파워를 보여줬다. 특히 넷마블이 선보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가장 성공한 웹툰 기반 모바일 게임에 등극하기도 했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매출 1,500만 달러(한화 약 198억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 측은 “게임 <신의 탑>의 국가별 매출 비중이 네이버 웹툰 앱과 유사하다는 점을 봤을 때 원작 IP의 인기가 게임 성공의 발판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의 탑은 지난달 2종의 신규 캐릭터 출시를 포함한 ‘여름 축제’ 이벤트 업데이트로 매출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원작의 방대하고 짜임새 있는 서사에서 파생된 이벤트가 향후로도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웹툰은 이미 시장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끝난 콘텐츠인 만큼 원천 IP로 활용되기 충분하다. 이와 관련해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성공한 웹툰 스토리를 차용해 재가공 된 상품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시장에선 ‘잘 짜인 세계관 하나가 기업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웹툰의 경우 新한류를 형성하며 그 위상이 높아진 상태다. 소비층이 국내 유저로 한정된 경향이 짙은 게임 IP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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