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IP] 디즈니의 추락 ① 힘을 잃어가는 ‘디즈니 매직’

디즈니 성장 동력은 ‘매력적인 콘텐츠’와 ‘친근한 캐릭터’ 캐릭터 IP 사업이 디즈니의 본령, 마블 인수도 그 일환 새로운 IP 발굴 실패중, 소비자 피로감이 주 원인?

Policy Korea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디즈니가 올해 10월 100주년을 맞는다. 그야말로 엔터 기업의 살아있는 역사다. 하지만 2023년 현재, 디즈니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흥행 참패와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의 더딘 성장,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주 사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 정치적인 논란에까지 휩싸인 상황이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 구축된 디즈니의 비즈니스 모델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징후일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도 이겨낸 디즈니가 이번 위기도 극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금의 위기는 과거 디즈니가 겪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미키마우스의 힘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매력적인 콘텐츠’와 ‘친근한 캐릭터’를 꼽는다. 디즈니의 근본은 바로 ‘캐릭터 사업’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미키마우스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실제로 미키마우스는 디즈니의 정체성에 가장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처럼 1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디즈니를 상징하는 캐릭터들을 통해 팬층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전략을 완벽하게 다듬어 왔다.

디즈니의 창의적인 인재들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사업을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설계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캐릭터들은 과거에는 극장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OTT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 사랑받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확장해 관련 굿즈, 테마파크 어트랙션 등 궁극적으로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경로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팬과 캐릭터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디즈니의 이같은 능력이야말로 디즈니 사업의 핵심이다.

미키마우스뿐만 아니라 신데렐라, 라푼젤 등 디즈니의 공주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대중을 매료시켜 왔다. 공주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09년 당시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마블스튜디오 인수를 추진했을 때 마블스튜디오는 디즈니의 성공적인 캐릭터 사업 모델에 매끄럽게 통합되며 캐릭터 IP 전략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 아이거는 “이번 인수로 마블의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 라이브러리, 디즈니의 창의적 기술, 독보적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자산 포트폴리오, 여러 플랫폼과 지역에서 창의적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구조가 결합됐다”고 합병의 성과를 간결하게 요약하기도 했다.

파열의 징후

하지만 최근 들어 디즈니의 캐릭터 파워가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디즈니는 지난 2006년 아이거가 인수한 또 다른 회사 픽사스튜디오의 <엘리멘탈>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디즈니가 내놓은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실사화’ 또는 ‘후속작’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올해 디즈니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하는 작품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후속작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올해 세계 영화 흥행 순위 3위였으나 최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에 밀려나 4위로 하락했다. 8일 기준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는 9위로, 올해 세계 영화 흥행 상위 10개 작품 중 2개가 디즈니의 작품이다.

이는 자칫 놀라운 성과로 보일 수 있지만 시장에서 기대받은 만큼의 결과는 아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영화들이 모두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를 ‘재활용’한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어공주>의 참패에서 알 수 있듯 기존 IP를 활용한 작품이 모두 성공한 것도 아니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속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올해 흥행 순위 18위에 그쳤다는 점은 디즈니의 위기론에 무게를 싣기 충분했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극장에서 OTT로 이동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디즈니 외부 작품들이 유별난 성공을 거뒀기 때문일까. 하지만 디즈니에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런 것들이 아니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올해 디즈니의 다소 미적지근한 흥행을 두고서 “어쩌면 소비자들이 ‘디즈니’라는 브랜드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는 계속해서 캐릭터에 의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앞서 미디어 전문가의 말처럼 본질적으로 디즈니의 오랜 검증을 거친 모델에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소비자들이 실제로 디즈니의 동일한 캐릭터 활용, 테마,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면 디즈니의 미래에 심각한 암운이 드리웠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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