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으로 구독자 끌어모으는 OTT, ‘미끼’ 던져 ‘구독자’ 잡아 올린다

‘결합상품’에 눈 돌린 OTT, 수익성 개선 날개 형성되나 OTT 구독률 감소세, 연평균 가입자 이탈률 47% 달해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성공했지만, “국내 OTT는 사정부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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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Ranking
출처=SK텔레콤, KT, LGU+

OTT를 포함한 이동전화·유료방송 결합상품 요금제가 OTT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OTT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고가의 통신 요금제나 5G 요금제로 이용자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독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OTT 업계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타개책의 일환으로 번들 요금제 활성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번들 요금제↑, 결합상품 규모도 상승세

25일 업계에 따르면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결합상품이 콘텐츠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공개된 설문조사에서도 OTT를 포함한 결합상품이 전체 계약 건수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OTT 서비스가 포함되거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이동통신 22.7%, 유료방송 17.7%로 조사됐다. OTT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 중 이동통신 요금제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5.2%, 유료방송으로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35.5%였다.

OTT 요금제를 선택한 이유로는 ‘이용해 보고 싶었던 서비스를 저렴하게 쓸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동통신 요금제 이용자의 경우 27.6%, 유료방송 요금제 이용자는 33.0%가 이 같이 답했다. 이 외에도 ‘원래 이용하던 OTT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이동통신 20.1%·유료방송 23.9%), ‘이용해 보고 싶었던 OTT를 거의 덤으로 제공해 주다시피 해서’(이동통신 20.4%·유료방송 22.5%)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또 이동통신·유료방송 서비스 회사를 선택할 때 OTT 혜택이 포함된 요금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요금제로 OTT를 이용 중인 응답자 중에서는 47.3%가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고, OTT 유료방송 요금제를 이용하는 응답자의 경우 절반 이상인 53.6%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OTT 요금제가 이용자들을 고가 요금제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는 점도 확인됐다. OTT가 포함된 이동통신 요금제를 이용 중인 응답자 가운데 OTT 혜택을 위해 원하는 것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했다는 응답이 61.2%에 달했고, LTE 요금제를 원했지만 OTT 때문에 5G 요금제를 선택했다는 응답도 49.5%로 절반 가까이 됐다.

OTT를 포함한 요금제뿐만 아니라 전체 결합상품 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신3사 결합상품 계약 건수는 2007년 약 175만5,000건으로 시작해 2011년 1,000만 건을 돌파했다. 2020년에는 처음 1,800만 건을 넘어섰고 2021년 기준 계약 건수는 1,852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KISDI는 “결합상품은 가격 비교의 용이성, 위약금 산정 구조의 인지 등 이용자 대응력이 미흡하고 결합상품 사업자 전환율이 단품 상품 대비 현저히 낮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용자 대응력 제고 및 사업자 전환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추락하는 OTT 구독률

최근 OTT 자체의 구독률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테크 시장조사기관 파크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에 따르면 최근 OTT 서비스 연평균 가입자 이탈률은 47%에 달했다. 인터넷 사용 가구의 29%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서비스를 해지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는 프로그램을 끝까지 시청해서, 시청하기 좋은 프로그램은 추가적으로 발견하지 못해서 등의 이유가 그 뒤를 이었다.

시청자들의 OTT 구독 이탈과 미국작가조합(WGA)의 파업 등으로 OTT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토종 OTT들의 경우에도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적자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추세다. 이에 OTT 업계 사이에선 진화하는 시청자 요구 및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 요구에 맞춰 콘텐츠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OTT 서비스가 단독 서비스가 아닌 번들제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사진=Mobile Index

광고요금제 도입, 넷플릭스와 국내 OTT는 다르다?

광고요금제 도입 또한 OTT들이 선택할 수 있는 출구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인 ‘광고형 스탠다드’를 출시했다. 기존에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식’보다 4천원 더 저렴해진 대신 1시간짜리 콘텐츠에 4~5분 분량의 광고가 도입된 게 특징이다. 광고형 스탠다드는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도중에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가 노출된다. 광고형 스탠다드는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일부 영화 및 시리즈를 이용할 수 없는 등 여러 불편이 있어 업계는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는 국내에서만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광고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성공적인 수익 모델 형성을 보여줬다. 최근 전 세계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사용자 수가 약 500만 명에 달한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도입 성공으로 국내 OTT들도 광고요금제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 국내 OTT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 OTT들이 광고요금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국내 OTT의 경우 자체 수익 모델 정립이 우선”이라며 “자체 수익모델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보완재 역할’을 한 광고요금제 모델을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와 국내 OTT의 이용 패턴이 다소 다르다는 점도 국내 OTT가 광고요금제 도입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는 TV 콘텐츠를 다시 보는 VOD 서비스 중심에 일부 오리지널 콘텐츠가 덧붙은 형태이기에 광고까지 내보내면 사람들이 ‘방송으로 보는 것과 뭐가 다르지?’라며 불만을 가질 확률이 높다”며 “광고요금제는 여러 보완재 중 하나 정도로 고려될 수 있을 뿐, 이를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판단해선 불안 요소가 높다”고 설명했다.

광고요금제 도입을 위해선, 우선 송출할 광고를 제공해 줄 광고주를 찾아야 한다. 특히 일부 콘텐츠에선 라이선스 문제로 자체 광고를 포함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에 국내 OTT 입장에선 도전 난제가 산재해 있다. 반면 번들 요금제의 경우 이 같은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일각에서 ‘끼워 팔기’라는 힐난이 나오긴 하나, 실질적으로 번들 요금제가 국내 OTT 수익성을 담보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번들 요금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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