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에서 뷰티, OTT까지? 쿠팡-CJ의 끝나지 않는 대립구도

햇반 마진율 협상 불발에서 시작된 CJ-쿠팡의 지긋지긋한 악연 쿠팡 ‘CJ올리브영 갑질’ 공정위 신고, 뷰티업계까지 번진 ‘견제’의 불길 쿠팡플레이 주요 무기 ‘스포츠 중계’ 두고 또다시 벌어진 토종 OTT 1위 경쟁

Policy Korea

‘유통업계 공룡’으로 꼽히는 쿠팡과 CJ그룹 간 갈등이 유통업계 외로도 번져가는 양상이다. 햇반 납품가 논란 이후 CJ와 냉전 상태를 이어가던 쿠팡이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두 기업의 충돌이 뷰티업계까지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두 공룡은 OTT 시장에서도 토종 플랫폼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와우멤버십’을 통한 서비스 연계 및 스포츠 콘텐츠 독점으로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긴 시간 토종 OTT 1위 자리를 지켜온 티빙 역시 스포츠 독점 중계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며 쿠팡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햇반’에서 시작된 유통 전쟁

앞서 지난해 12월 쿠팡은 비비고 만두,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제품 발주를 중단한 바 있다.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마진율 협상이 불발되면서다. 지난해 말 시작돼 해를 넘긴 갈등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다.

쿠팡과 같은 대규모 유통 플랫폼은 납품 단가를 낮추면 순식간에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픈마켓 매입 단가를 낮춘 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같은 대기업이 납품 단가 하향에 동의할 경우 쿠팡은 대규모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CJ제일제당은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사실상 한 쪽이 뜻을 굽히지 않는 이상 쉽사리 해결될 수 없는 갈등인 셈이다.

갈등이 장기화하며 두 기업 사이 견제만이 심화하는 추세다. 지난달 11일 쿠팡은 ‘대기업 그늘에 가려진 중·소기업 쿠팡서 빛 본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1~5월 중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판매가 작년보다 10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쿠팡이 햇반 납품이 중단된 시기를 특정하며 CJ에 “대체할 상품이 많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역시 햇반 등 제품을 쿠팡에 납품하지 않는 대신 신세계그룹과 11번가, 컬리 등 타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강화, ‘반(反)쿠팡 연대’를 결성해 대응하고 있다. 사실상 “쿠팡 외에도 대체할 납품처는 많다”는 쿠팡과 유사한 논리를 내세우며 견제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사진=CJ제일제당

“올리브영이 ‘갑질’한다” 쿠팡의 공정위 신고

햇반에서 시작한 두 기업의 갈등은 최근 뷰티업계까지 번졌다. 지난 24일 쿠팡은 공정위에 ‘올리브영이 중소 뷰티 협력사에 갑질을 했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냈다. 쿠팡은 신고서에서 “올리브영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중소 납품업체들이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 행위를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행위’를 자행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 중소업체가 쿠팡에 납품 사실을 알리자 올리브영이 해당사의 인기 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 납품을 방해했다는 것이 쿠팡 측의 주장이다. 대규모유통업법 13조는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쿠팡 측은 “많은 납품업체가 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며 “이로 인해 쿠팡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올리브영은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으며, 공정위 신고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올리브영은 지금은 시장에서 철수한 ‘랄라블라’, ‘롭스’ 등 헬스앤뷰티(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현재 올리브영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심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심사 결과는 오는 8~9월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종 OTT 1위’ 자리 놓고 또다시 경쟁

업계에서는 차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역에서 쿠팡플레이와 CJ ENM 티빙 사이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 와우멤버십의 이탈률을 낮추기 위해 내세운 추가 혜택으로, 와우멤버십 회원이라면 추가 결제 없이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독점 중계를 필두로 차별화에 성공했으며, 손흥민 선수가 활약 중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초청해 내한 경기를 독점 주관하기도 했다.

사진=CJ ENM

쿠팡플레이가 스포츠로 단숨에 충성 이용자 유치에 성공하자, 티빙도 스포츠 중계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한국의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가운데, 분데스리가 독점 중계권을 따낸 티빙은 지난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민재의 공식 입단 발표 소식을 전하며 ‘분데스리가 스트리밍은 오직 TVING’이란 문구를 앞세운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티빙이 514만 명, 쿠팡플레이가 431만 명이다. 해외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국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두 기업이 주요 사업 분야에서 속속들이 부딪히는 가운데, 과연 최종적으로 승기를 쥐는 것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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