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의 진짜 싸움, 넷플 ‘사이렌: 불의 섬’ [현장]

넷플 ‘사이렌: 불의 섬’ 제작발표회 “여자치고라는 말 듣기 싫다” ‘피지컬: 100’ 인기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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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직업의 명예를 걸고 펼쳐는 치열한 전투가 시작된다.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사이렌: 불의 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은경 PD와 함께 출연자 김경애(스턴트팀 리더), 김봄은(군인팀 리더), 김현아(소방팀 리더), 김혜리(경찰팀 리더), 김희정(운동팀 리더), 이수련(경호팀 리더)가 참석했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이다. 경찰부터 소방, 경호, 스턴트, 군인 그리고 운동팀까지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직업적 사명감을 걸고 뜨거운 승부를 겨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백스피릿>을 연출했던 이은경 PD가 제작을 맡았고, <백스피릿>과 tvN의 두 예능 <윤식당>, <삼시세끼>의 채진아 작가가 함께했다.

이날 공개를 앞두고 “기분이 좋다”고 밝힌 이은경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사이렌: 불의 섬>은 24인의 여성이 각 직업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생존 전투다. 하루에 두 번씩 전투가 치러지고, 그 전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팀이 우승한다”고 소개했다.

이 PD는 프로그램의 제목 중 ‘사이렌’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사이렌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신의 이름이다.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을 홀려서 죽이는 신인데, 이 때문에 누구보다 아름답지만 위험한 여자로 불린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공습 경보’인 사이렌과 ‘아름답지만 위험한 여자’의 사이렌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진심’을 선보이고 싶었던 이 PD의 꿈에서 시작됐다. tvN의 두 예능 <알쓸신잡>과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연출했던 그는 <사이렌: 불의 섬>의 기획 의도에 대해 “진짜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알쓸신잡>과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진심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특히 직업적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토크를 할지 여행 예능을 할지 고민하다 생존 전투 서바이벌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작발표회 현장을 찾은 각 팀의 리더 6명은 출연 이유와 소감,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스턴트팀의 리더 김경애는 “다른 직종에 있으신 분들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했다.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 일지, 다른 분들 사이에서 내가 그 능력치를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군인팀의 리더 김봄은은 “전역 후 요가 강사, 스카이다이빙 등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도전 등 자극제가 필요한 시기였다. 마침 프로그램이 그 자극제 역할을 해주었다. 군인팀으로 출연하면서 군 시절 때가 생각났고, 가슴이 뜨거워지더라. 군인이 뭉치면 끝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방팀 리더인 김현아는 “소방관에게는 밥과 사명감, 신뢰라는 세 가지 무기가 필수다. 여자 소방관에게는 편견이 있다. 현장에서 능력치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우리의 능력을 안 믿어 주셔서 직접 보여드리고자 출연했다. 우리를 모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코피 터지게 하고 왔다”고 말했다.

경찰팀 리더 김혜리는 “지원 공문에 ‘밥집보다 헬스장을 더 많이 가는 여자’, ‘너의 한계에 도전해라’는 멘트가 있더라. 경찰 생활 7년차인데 성별을 떠나 경찰은 강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성별이 아닌 개개인의 능력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카바디 국가대표로 운동팀 리더를 맡은 김희정은 “운동 선수는 항상 승부의 세계 속에 있다. 누군가를 이겨야지만 살아남는다. 그 승부를 같은 운동 선수 말고 다른 직업군에 종사하는 분들과 겨뤄보고 싶었다. 또 내가 생존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카바디라는 운동도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경호팀의 리더이자 지금은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수련은 “대한민국 대통령 세 분을 모셨었다. 10년 동안 경호원으로 근무하고 사회에 나오니 ‘여자도 경호 일을 하냐’, ‘그러면 싸움 잘하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경호원으로 지내왔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하며 기회의 장을 만들어준 이 PD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의 참가자들은 세트가 아닌 실제 고립된 섬 속에서 6박 7일간의 전투를 펼쳤다. 이 PD는 이에 대해 “섬이 리얼리티 서바이벌의 몰입감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촬영이 진행됐던 섬은 육지와 1km 정도의 길이 나 있는데, 물이 빠지면 길이 보이지만 물이 차오르면 길이 사라진다. 배를 타고 들어가면 섬에서 쉽게 나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걸어서 들어간 섬은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이 전투를 펼칠 섬은 공용 공간 아레나와 각 팀별 공간 기지,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이 PD는 이에 대해 “기지는 직업별 특징을 담아내는 데 꼭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레나는 최선을 다해 웅장하게 만들었다. 섬에서 출연진들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이라 출연진들의 기를 죽이고 싶기도 했고, 출연자들을 현대의 신화라고 생각해 원형 경기장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웅장한 공간과 24인 여성들의 치열한 전투를 제외하고도 프로그램은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 PD는 “서바이벌이다 보니 전투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움직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상점에서 음식을 사려면 헬스장에서 움직여야 한다. 움직인 만큼 음식을 사고,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몸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라 다들 먹는 데 많이 쓰실 줄 알았는데, 먹지 않고 아이템만 사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먹지 못하는, 칼로리 화폐에 대해 출연진 김희정은 “밥만 주면 운동은 자신 있는데 밥을 안 주니 팀원들 사기가 저하되더라. 심지어 뗄감도 다 구해야 했다. 밥은 잘 줄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슬펐다”고 고백해 폭소케 했다. 이수련은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들어가니 먹는 것 보다 아이템에 눈길이 가더라. 경호원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해 대비하는 습관이 있는데 제작진은 그 예측을 뛰어넘는 환경을 만들어 주더라”고 감탄했다.

이 PD가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것은 “여자치고 잘한다”는 말. 그는 “각 직업을 대표해서 나오신 분이다. 그래서 ‘여성’을 붙이고 싶지 않다. 기존의 서바이벌도 그렇고 출연자분들의 직업군을 떠올리면 여성보다는 남성분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 새롭지 않을까 싶다. 직업으로 뭉친 이들의 연대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고 전했다.

몸을 직접 부딪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에 이 PD는 안전에 큰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 부상이다. 그래서 현장에 의사분이 상주하셨고, 병원도 만들었다. 넷플릭스에 이런 부분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존재한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제작이 안 된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이를 잇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PD는 이런 관심에 대해 “모든 나라에 소방관과 경찰관, 군인, 경호원, 스턴트, 운동 선수 들이 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든 관심을 가져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당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이나 그 분들의 가족, 친구분들이 한 번씩만 들여다봐 주셔도 흥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tvN의 <뿅뿅 지구오락실2>, <댄스가수 유랑단> 등 여성 출연진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최근 여성 서사가 대두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제작하신 나영석 PD님, 김태호 PD님 모두 너무 존경해서 두 분의 흐름을 같이 탄 것 같아 흐뭇하다. 목요일에는 <댄스가수 유랑단>, 금요일에는 <뿅뿅 지구오락실2>를 봐주시고 나머지 월, 화, 수, 토, 일요일에는 저희 <사이렌: 불의 섬>을 무한 스트리밍 부탁드린다”고 당부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언니들의 진짜 싸움을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은 오는 30일 1화부터 5화까지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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