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레드카펫 오픈, 연이은 ‘인사잡음’ 부국제는 위기?

영광의 축제, 제76회 칸영화제 개막 송중기-제니 첫 레드카펫 밟는다 ‘내부인사’ 문제에 부국제 ‘안절부절’

Policy Korea
사진=칸영화제

세계 영화인의 축제, 칸영화제의 여정이 시작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제76회 칸영화제가 프랑스 칸에서 개막했다. 칸영화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행사로,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전 세계 영화인을 위한 축제로 불린다. 지난 2022년까지는 팬데믹의 여파로 활발하게 개최되지 못했지만 엔데믹의 선언과 함께 올해는 예년보다 활기찰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총 7편. 경쟁 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첫 번째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오는 25일 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다. <거미집>은 작품에 대한 검열이 심하던 시대에 촬영 결과물을 두고 고민과 강박에 빠진 감독과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등이 출연했으며, 송강호는 이번 작품으로 칸영화제에 8번째로 진출하게 됐다.

송중기가 출연한 <화란>(연출 김창훈)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오는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지옥 같은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이 조직 세계에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송중기는 이번 작품으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칸에 입성한다. 이선균과 정유미의 <잠>(감독 유재선)은 비평가주간에 초청, 21일 상영된다. 잠드는 순간 겪는 끔찍한 공포를 이겨내려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잠>과 <화란>의 김창훈 감독과 유재선 감독은 신인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놓고 경쟁한다.

주지훈과 이선균, 김희원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제작 김용화, 연출 김태곤)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다.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선균은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두 편으로 칸에 방문해 레드카펫을 두 번 밟게 됐다.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장편 영화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오는 26일 감독주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의 연인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집에 잠시 머무르는 40대 여성이 방문객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작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 감독의 <홀>은 학생들의 작품을 초청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됐다.

한류의 대표주자, K-POP 스타들도 칸에 입성한다. 할리우드 영화이지만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출연한 <더 아이돌>은 비경쟁부문에 초청됐고, 그룹 에프엑스 출신 정수정(크리스탈)도 영화 <거미집>으로 송강호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다. 음악은 물론 예능계에서도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는 가수 비비는 <화란>을 통해 배우 김형서로 칸을 방문, 송중기와 함께할 예정이다.

작품으로만 칸을 찾는 것은 아니다. MZ세대 대표 아이돌 걸그룹 에스파는 K-POP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한다. 지난 2022년부터 브랜드 쇼파드의 공식 엠버서더로 활동 중인 에스파 멤버들은 쇼파드의 공동 사장이자 아트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의 초청으로 쇼파드 메종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레드 카펫 컬렉션’을 착용하고 참석하게 된다. 쇼파드는 1998년부터 칸영화제의 공식 파트너로 황금종려상의 디자인과 제작을 맡고 있는 브랜드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한편, 국내를 넘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집안싸움’에 한창이다. 지난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인사 문제로 이용관 이사장까지 사태 수습을 조건으로 조기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다. 집행위원장과 이사장까지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물러나면서 개최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모든 사태의 시작은 지난 9일 진행된 임시총회. 이날 총회에서는 운영위원장을 새롭게 신설,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자리에 선임했다. 1인 위원장 체제로 진행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위원장 체체제 돌입한 것. 운영위원회는 행정, 집행위원회는 출품 작품과 프로그램에 더 신경 쓰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지만, 이에 반발을 품은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영화계의 우려가 들끓자 이용관 이사장 역시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두 주요 인사의 사퇴로 오는 10월 개막 예정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파국을 맞이했다. 집행위원장이 없이 초청 작품과 배우, 감독을 섭외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 당장 오늘 개막한 칸영화제에도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빠진 채로 참석하게 됐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내홍을 겪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현 상황에 대해 “오래된 문제가 곪아서 결국 터진 것”이라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인력 착취 문제와 인사 문제 등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랜 기간 안고 있던 문제들이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 주요 인물로 거론되던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인사 개편에 대한 반말 외에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사태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고 허문영 집행위원장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허문영 위원장은 2021년부터 영화제를 이끌어 온 사람이다. 또 영화계 안팎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로서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부산영화제를 이끌 적임자는 허문영 위원장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위원장 체재를 되돌리고 허문영 위원장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선택이 무책임하다는 입장도 나타났다. 이상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냥 자리를 내버린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다. 영화인의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고, 너무 안타깝다.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잘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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