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최초 칸 시리즈 수상 ‘몸값’ 전우성 감독, “국내 OTT, 해외서도 인정받길” [인터뷰]

칸 시리즈 각본상의 영광, 티빙 오리지널 ‘몸값’ 전우성 감독, 곽재민-최병윤 작가 인터뷰 전우성 감독 “OTT 최초 수상,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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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국내 OTT 시리즈 중 첫 수상, 어안이 벙벙하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토종 OTT 콘텐츠의 새로운 역사를 쓴 작품,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전우성 감독과 곽재민-최병윤 작가가 칸 국제 시리즈 각본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살아남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다. 지난 2022년 10월 28일 공개된 작품으로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진선규와 전종서, 장률이 주연을 맡았다. 작품은 파격적인 소재와 원테이크 촬영 기법,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모으며 공개 첫 주 기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중 시청방문자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주 연속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달성했다.

작품은 지난 4월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장편 경쟁부문 각본상을 받으며 영광을 안았다. 이는 한국 콘텐츠 중 최초로 이룬 성과이자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처음 달성한 업적이다. 약 1시간가량 이어진 스크리닝 이후에는 3분간의 기립박수가 터졌고, 인터뷰에 참여한 주요 외신들은 색다른 콘셉트와 구성, 배우들의 연기력에 극찬을 보내며 뜨거운 관심을 표현했다.

‘칸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K-콘텐츠의 경쟁력을 입증한 전 감독은 “사실 칸 수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보통 전날에 살짝 언질을 준다고 들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못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상을 하더라도 내가 무대 위로 올라갈 상은 각본상뿐이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으로 수상 소감을 생각하고 있었다. 막상 이름이 불리니 심장이 쿵쾅거리더라. 무대에서 말을 이상하게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각본을 쓴 최병윤 작가도 소감을 밝혔다. 수상 당시 한국에 있었다는 최 작가는 “그날 아침에 수상 연락을 받고 믿기지가 않았다. 소식을 듣고 주위에 엄청 자랑했다. 하루 종일 놀라 있었다”고 말했다.

원작을 연출했던 이충현 감독과 진선규, 전종서, 장률 등 출연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전 감독은 “이충현 감독이 너무 기뻐하고 좋아했다. 출연한 배우들도 너무 좋아하더라. 배우들은 일정 때문에 먼저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현장에서 순간을 느끼지 못해 아쉬워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단체방에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사진=티빙

전 감독은 기립박수를 받았던 공식 상영회의 순간과 수상 후 애프터 파티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그는 “우리 작품이 상영되는 극장이 너무 멋있어서 감사했다. 말로만 듣던 기립박수를 실제로 받으니 감개무량하고 어안이 벙벙하더라”고 전하며 “애프터 파티는 프리한 분위기였다. 자유로운 파티에서 수상한 다른 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들과 서로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하며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이자 토종 OTT 오리지널 중 첫 수상이라는 점에 대해서 전 감독은 “한국에서 경쟁 부문 진출은 두 번째인 걸로 알고 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영광스러울 따름이고 이를 계기로 국내 OTT 시리즈가 해외에서 상을 받으며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곽 작가 또한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초여서 기쁘지만 국내에서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두 작가는 수상의 공을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준 배우진과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최 작가는 “원작이 너무 좋아서 원작을 넘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됐다. 뛰어넘는다는 표현보다는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전했고, 곽 작가는 “각본상을 받았지만 각본에 미흡한 부분은 분명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그 부족한 부분을 너무 멋지게 채워주셔서 수상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작품의 여정을 함께했던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상으로 인해 부담감이 느끼냐는 질문에 대해 전 감독은 “수상 후 다음 행보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기보다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목표가 있어서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답했고, 곽 작가는 “상 받은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그저 계속 작품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최 작가는 “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는데 수상 사실은 오늘이 지나고 잊어버리려고 한다. 상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있다. 수상을 잊어버려야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진=티빙

연출진이 생각하는 <몸값>의 수상 이유는 무엇일까. 전 감독은 “전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봐주시는 분들께 인상적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의 반응에 대해 “한국 분들과 현지 분들이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보실 거라고 생각해서 반응이 궁금했는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등장인물들이 돈에 왜 이렇게 집착하냐는 것이었다. 또 한국의 사회와 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해 주시는 분들도 많더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연출진들은 “욕이 많이 나온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했다. 전 감독은 “원테이크 촬영이다 보니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애드립으로 욕이 많아지더라. 캐릭터들이 모두 악인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절제를 하지 않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작가 또한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구강액션”이라고 하며 “<몸값>은 원테이크로 인물들을 따라가기 때문에 정적이 없이 만담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욕설도 많이 나왔는데, 일종의 구강액션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배우 한 명 한 명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진선규에 대해 “너무 귀엽다”고 밝힌전 감독은 “진선규는 리허설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말 노력파 배우이고, 그가 작품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건 열정적인 준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작업을 했는데, 귀여운 모습을 정말 많이 가진 배우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종서에 대해서는 “전종서는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다. 현장에서 연기를 시작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서 있기만 해도 멋있고,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고, 장률에 대해서는 “가장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다. 평소에도 캐릭터에 빠져 산다. 노력을 정말 많이 하는 배우다”고 칭찬했다.

연출진들은 작품의 엔딩에 등장한 배우 장윤주로 인해 붉어진 시즌2의 소식에 대해서도 답했다. 곽 작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즌2를 한다면 건물 안을 벗어나 건물 밖에서, 더 큰 지옥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고 밝혔다. 전 감독 또한 “시즌2에선 트인 배경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지 않을까 싶다. 원테이크 촬영 기법은 계속 가져갔으면 좋겠고, 대신 더 버라이어티한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장윤주 캐스팅에 대해서는 “시즌2 제작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추후 정해진다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몸값>은 다가오는 여름 티빙의 파라마운트+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과도 만난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를 볼 수 있다. 예측 불가한 재미가 넘칠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람의 몸에 가격을 매기고, 악독한 자본주의 사회의 붕괴와 이로 인해 나오는 악함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작가 또한 “취향을 탈 수 있어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넘으면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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