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법안 통과되면 화질 낮추겠다? 누누티비만 좋을 일③

망 사용료, ISP, OTT 어느 쪽에서 부담하게 되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 더더욱 해적 서비스로 이동하게 되어 되려 OTT 업체에 손해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단순한 사용료 분쟁이 아니라 시장 구조적인 문제에 맞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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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추진 중인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유튜브 측에서는 한국 사업 운영 방식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트위치가 그랬듯이 화질을 낮춰 서비스 하겠다는 방침일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달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화질을 낮추거나 인터넷 서비스 비용이 인상될 경우 무려 71.2%의 응답자가 서비스 이용 및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망 사용료 부담 주체가 누가 될 것이냐에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나, 화질 저하에 따른 비용 감수에 소비자들은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인 것이다.

누누티비 APK 파일 홍보 자료/사진=APK Pure App

화질 떨어지면 누누티비만 좋을 일?

IT업계 관계자들은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되어 고화질 감상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할 경우, 설령 인터넷 서비스업체(ISP)가 전적으로 부담하게 되더라도 OTT 서비스 구독이 급감하는 반면 누누티비 등으로 알려진 해적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그간 유료 서비스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각종 유료화 서비스에 대한 구독률 저하로 보여줬던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을 볼 때, 망 사용료가 책정되고 이를 OTT 업체가 구독 서비스 인상에 반영하거나 ISP업체들이 영상 서비스용 추가 가격에 반영하는 것에 관계없이, 고화질 서비스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소비자들은 굳이 OTT 서비스 구독을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현재의 OTT 서비스가 번역의 품질, 고화질 등에서 해적 서비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서비스 구독료를 내려는 사용자가 많은 것일 뿐,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면 더 이상 비용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서비스 품질 차이 축소되면 가격 경쟁력 상실

런던정경대학(LSE)의 존 서튼(John Sutton)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클 수록 소비자들은 고품질에 비용을 지불할려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에는 가격 경쟁 시장으로 시장의 구조가 바뀐다고 설명한다. 산업조직론 전문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해당 주장은 경제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저널로 알려진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 1982년 가을 호에 실린 이래 서튼 교수를 강력한 노벨경제학상 후보 중 한 명으로 인식하게 할 만큼 경제학계에서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넷플릭스가 내놓은 월 7.99달러의 광고요금제가 고화질 서비스를 취소한다고 밝히자 굳이 광고까지 보면서 넷플릭스 구독을 하는대신 해적 서비스로 갈아탔다는 내용을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IT업계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부담하게 될 경우, 연간 약 500억원~800웍원 정도의 망 사용료를 내야할 것으로 예측한다. 넷플릭스의 지난 2022년 국내 매출액은 7,733억원이었고, 본사에서 가져간 서비스 사용료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은 961억원이다. 망 사용료를 부담하게 될 경우 국내 마케팅 비용 및 기타 판관비를 감안할 때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것이 OTT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렉 피터스(Greg Peters)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 2023년 2월 28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전시장/사진=넷플릭스

ISP더러 계속 부담해라면 결국 인터넷 요금만 인상될 것

자금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OTT업체 왓챠가 지난 2020년에 71억5천만원의 망 사용료를 냈다는 소식에 넷플릭스도 같은 부담을 국내에서 지불할 경우에 결국 OTT업계가 사실상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드라마 1편당 2.2배에서 2.4배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는 넷플릭스마저 수익성을 못 낸다면 오리지널 드라마의 성공만 바라보고 있어야하는 국내 OTT업체들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반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P가 지금처럼 계속 망 유지비를 부담하게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내는 인터넷 요금만 인상될 수 밖에 없고, 동영상 서비스를 대량으로 보는 경우에 추가 비용을 내는 형태로 요금 차등제가 도입될 경우에 OTT 서비스 구독자 이탈 현상으로 궁극적인 피해는 다시 OTT 업체에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 구조적으로 결국은 OTT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인데 넷플릭스만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는 불공평 논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피해는 OTT만 본다는 상황 인식이 있어야 넷플릭스도 전향적으로 나설 것

OTT업계 한 관계자는 ISP가 인터넷 사용료 올리면 결국 OTT 구독자들이 해적 사이트 찾아가고, 국내에서 시장 비중이 제일 큰 넷플릭스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인식이 넷플릭스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얻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지금처럼 ISP와 분쟁을 통해 망 사용료를 피하려고 하는 상황이 당장은 이득이 될 지 몰라도 결국에는 넷플릭스에 손해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시장 구조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인식이 바로 잡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4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 누누티비의 월간 방문자 숫자는 1,000만명 내외였던 것으로 추산된다. 무료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고화질 서비스가 되지 않는 점, 해외 영상에 대한 자막이 부족했던 점 등으로 인해 유료 OTT 서비스 구독을 끊지 않았던 사용자들에게 고화질 서비스에 추가 비용을 내야하는 상황에서도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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