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글로벌 OTT가 장악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 ‘더 글로리’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 10위로 차트인 시즌2 공개한 ‘카지노’ 순위 상승 예상

OTTRanking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3편이 이름을 올렸다. 눈여겨볼 점은 모두 글로벌 OTT 시리즈라는 것.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지난달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등극하며 파트1과 파트2 사이의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0일 한국갤럽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3년 1월부터 매달 진행된 해당 조사는 올해부터 TV 방영 프로그램뿐 아니라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도 조사 범위를 넓히며 달라진 OTT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는 OTT 작품을 포함해 진행한 첫 조사인 지난 1월 2위로 직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1위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가장 즐겨 본다고 답한 응답자는 9.2%로 전월 대비 0.7%p 증가한 선호도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여성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끌었다.

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전월보다 2.9%p 감소(8.0%→5.1%)한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2위를 지켰다. TV 방영 프로그램들과 달리 유료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 지난해 12월 파트1 공개 후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오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적이다.

작품은 학창 시절 끔찍한 괴롭힘을 당해 영혼까지 망가진 동은(송혜교 분)이 오랜 시간 준비해 처절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멜로 여왕’ 송혜교의 첫 장르물이자 OTT 도전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파트1 8부에서는 캐릭터들의 과거 서사와 본격적인 복수를 준비하는 주인공의 모습만 그려졌을 뿐이지만,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더 글로리>는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최상위로 직행했고, 작품의 핵심 키워드인 학교 폭력(학폭)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며 ‘콘텐츠의 사회적 순기능’을 발휘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던 학폭 논란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활동하던 태국의 한 배우는 지난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자숙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조용히 복귀를 준비하던 학폭 논란 연예인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불러일으켰다.

사실상 공백기에 해당하는 1월과 2월 최상위권을 지킨 <더 글로리> 열풍은 주인공의 본격적인 복수가 펼쳐질 것으로 예고된 파트2 공개를 맞이해 3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사진=한국갤럽

3위부터 6위까지는 각각 KBS1 <내 눈에 콩깍지>, MBN <불타는 트롯맨>, tvN <일타 스캔들>, KBS2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차지했으며 공동 7위에는 KBS2 <태풍의 신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올랐다. 9위는 SBS 장수 예능 <런닝맨>이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은 2.5%의 선호도로 10위에 등극했다.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한 100인의 극강 서바이벌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지난 1월 24일 첫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OTT를 통해 공개되며 전 세계 시청자를 겨냥한 만큼 불필요한 서사와 자막 등을 최소화하며 ‘신체 조건을 활용한 서바이벌’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시청자들은 “감정 소모 없는 순수한 경쟁을 볼 수 있어 좋다”며 모든 참가자에게 승패와 상관 없이 박수를 보냈다.

<피지컬: 100>은 기획과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가 MBC 교양국 소속이라는 점에서 지상파와 OTT 등 미디어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장 PD는 이달 7일 열린 기자간담회 당시 “‘지상파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돌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가만히 앉아서 시청자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프로그램과 플랫폼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번 조사에서 차트에 오른 예능 프로그램들이 최근 가장 뜨거운 트로트 오디션 내지는 인기 연예인이 총출동한 버라이어티인 점을 감안하면 <피지컬: 100>의 뜨거운 인기는 톱스타 없이도, 그리고 인위적인 일체의 연출 없이도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진=넷플릭스, 디즈니+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는 지난달에 이어 17위를 지켰다. 해당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3%로 전월 대비 0.1%p 줄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진행된 시점이 <카지노> 시즌2가 공개된 이달 15일과 겹친 14일부터 16일까지인 점을 떠올리면 실제 선호도는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카지노>는 필리핀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무식(최민식 분)이 의문의 살인사건에 연루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2월부터 1월에 걸쳐 시즌1을 공개, 이달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즌제와 순차 공개를 동시 적용한 탓에 시즌1에 쏟아진 평가는 “주인공의 젊은 시절 서사가 너무 길어 지루하다”가 대부분이었다. 주인공에 대립하는 인물 승훈(손석구 분)의 늦은 등장 역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했다.

하지만 시즌2 공개와 동시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루할 정도로 느슨하다는 평가를 들은 시즌1에 비해 휘몰아치는 전개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일각에서는 빠른 전개 탓에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제야 장르물의 재미를 찾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다. 첫 주 3회 동시 공개, 이후 1주일에 1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시즌2 공개 일정을 감안하면 <카지노2>는 오는 3월 22일 마지막 이야기를 공개하게 된다. 최근 두 달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3월에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오는 3월에는 OTT 플랫폼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파트2를 비롯해 디즈니+ <카지노> 시즌2 모든 에피소드, 웨이브의 야심작 <국가수사본부>, 티빙 <방과후 전쟁활동>, <더 타임 호텔>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 시장 규모가 확장되는 만큼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차트를 장악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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