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이스팅스! 창업자 퇴장에 넷플릭스 주가 반등

한국에 각별한 관심 기울여왔던 리드 헤이스팅스 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해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에 혁명 대표 사임에 주가 반등… CJ ENM과 다른 듯 같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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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창업 25년 5개월 만인 지난 19일 공동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DVD 대여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시작했고,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로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사임 성명에서 “창립자들도 진화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는 이제 자선 사업과 넷플릭스의 주식 가치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창업자가 떠난 넷플릭스에게는 디즈니·아마존과의 경쟁, 광고 사업에서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미래의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광고 반대했던 창업자의 철학… 사실은 고집?

리드 헤이스팅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유명했다. 당연히 회사 내부적으로 창업자의 정책 때문에 회사가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헤이스팅스는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 수가 전분기 대비 20만명 줄면서 11년 만에 증가세가 꺾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광고 요금제에 대한 고집을 꺾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헤이스팅스는 정리해고 등 회사를 구조조정하고 가입자와 수익을 늘리기 위해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내놓았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기반이 2022년 4분기 766만명 급증해 연말까지 2억3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하락세를 보이던 회사 주가가 6% 가까이 올랐다. AP통신은 광고 계획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이스팅스는 후에 뉴욕 타임즈가 주최한 ‘딜북 서밋(DealBook Summit)’에서 훌루와 같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성공적인 것으로 증명된 모델에 더 일찍 뛰어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며 광고 계획을 더 일찍 실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결국 이사회가 헤이스팅스의 탈퇴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가 DVD 대여 서비스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공은 크지만 그 이후로 세상이 크게 바뀐 만큼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광고 요금제로 바꾸고 가입자 폭증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3일 한국을 비롯한 9개 국가에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는 스트리밍 콘텐츠에 광고를 추가하는 대신 구독료를 보다 저렴하게 지불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한국에서는 월 5,500원, 미국에서는 월 6.99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요금제는 콘텐츠 재생 전후 15~30초 분량의 광고가 상영되며, 시간당 평균 4~5분 분량의 광고가 나온다.

4분기 신규 고객 수는 766만 명이 증가해 전체 가입자 수는 2억308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인 450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성공을 더 저렴한 광고 요금제 덕분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 자체 분석 결과 광고 요금제 가입자의 대다수는 더 비싼 요금제에서 전환한 사람들이 아니라 신규 고객들이라는 것이다. 사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가입자 수 증가보다 광고 요금제 도입에 따른 재정적 이득이 더 중요하다. 이번 광고요금제 도입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구체적인 가입자 수 증가와 무관하게 시장의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시장은 회사의 재무 실적에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이에 주가로 화답했다.

시장은 결국 돈을 벌어와야 화답한다

이번 넷플릭스의 주가 상승은, 넷플릭스와 유사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하는 CJ ENM의 최근 구조조정에 대한 증시 반응과 유사하다. 구창근 CJ ENM 대표는 지난해 10월 새로 취임했다.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부문이 영화·드라마, 엔터테인먼트·문화, 음악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등 5대 핵심사업본부로 재편했다. 증권가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기로 CJ ENM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했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대표이사가 회사를 떠났고, 시장은 그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수익성 있는 사업을 반대하던 대표이사가 떠났고, 이는 사업부의 수익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회사는 대표가 새로 취임했고 한 회사는 대표가 떠났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 모두 주가가 상승했다. 시장은 결국 돈을 벌어오는 회사에게 화답한다.

한편 넷플릭스의 광고 계획이 한국의 다른 스트리밍 회사들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의 성공은 티빙과 웨이브와 같은 다른 회사들도 이에 대응하여 유사한 광고 계획의 출시를 고려하기 시작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광고 계획을 실행하는 것에 반대했던 창업자이자 CEO가 물러난 만큼, 광고 도입이 더 심각하게 재고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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