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술? 어디까지 따르냐가 관건” 티빙 ‘술꾼도시여자들2’

9일 공개 티빙 ‘술도녀2’ 순조로운 출발 자연치유 선택한 세 친구의 험난한 여정 “암 환자가 막걸리 마시고 만취?” 우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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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식당에서 흔히 보이는 ‘소맥’ 잔에는 소주와 맥주의 적정 비율이 눈금으로 표시되어 있다. 표시된 선을 잘 지키면 소주는 맥주의 풍미를 더하지만, 그 선을 넘으면 맛은 물론 다음날의 숙취로 이어져 마시는 이의 컨디션을 해친다. 모든 에피소드 ‘술’을 다루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의 성패는 그 술을 어느 정도 선까지 표현하는지에 달렸다.

드라마는 시즌1이 화려한 출발을 알린 덕에 시즌2를 향한 기대의 목소리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속편이나 시즌2가 원작의 완성도를 뛰어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달 9일 베일을 벗은 <술꾼도시여자들2>(이하 술도녀2)은 여전히 강했다. 12일 티빙은 <술도녀2>가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차지했다며 이는 시즌1보다 11배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동시에 첫 주 시청 순 방문자 수(UV)는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드라마는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이야기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매일 밤 술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안소희(이선빈 분), 한지연(한선화 분), 강지구(정은지 분) 30대 여성들을 둘러싼 일과 연애, 가족, 우정 등 평범한 이야기들을 술과 함께 풀어내며 공감과 웃음을 안긴다.

<술도녀2>는 지연이 항암 치료를 앞두고 갑자기 사라지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절친 소희와 지구는 지연의 SNS 속 단서들을 유추해 남도의 땅끝 마을 한 막걸릿집에서 거나하게 취한 지연을 찾아낸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함께 찾은 병원에서 지연의 유방암이 호전했다는 사실을 알고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산 속으로 들어가 자연치유에 전념하기로 한 것. 그토록 애정했던 술과도 거리를 두며 자연인의 삶을 살지만, 이들 중 누구도 확신이 없다.

사진=티빙

힘든 산속 생활에서 세 친구는 서로를 의지하며 수많은 벌레, 깊은 어둠의 공포,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다. 친구들의 노력은 기적처럼 지연의 병을 낫게 했다. 세 친구는 가벼운 마음으로 도시로 돌아온다. 도시로 돌아온 세 친구는 단골 술집을 찾는다. 그리고 술집 사장님이 비장하게 따른 맥주 한 잔씩을 받아든 친구들은 눈물로 술잔을 비운다. 제목과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술’임을 감안한다면 다소 늦은 등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항암치료를 앞둔 지연이 향기에 이끌려 막걸릿집을 찾아 취하는 장면이나 산속 삶에서도 술에 대한 갈증을 꾸준히 드러내는 것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에서 세 캐릭터는 매일 저마다의 이유로 술을 마신다. 어제는 기뻐서, 오늘은 슬퍼서. 세 배우의 열연 덕분일까? 이들의 음주 장면은 대리만족을 안기는 동시에 직접 술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지곤 한다. 평소 술을 즐기는 이들은 “그래 저거지!”하며 술잔을 기울였고,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까지 퇴근 후 드라마를 볼 생각에 편의점의 술 냉장고를 기웃거리게 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KHEPI)의 조사에 따르면 TV나 OTT를 통해 음주 장면을 시청한 뒤 음주 욕구가 생겼는지에 대한 질문에 20%(TV 23%, OTT 17.9%)가 넘는 응답자가 “그렇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성적인 시청자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마시는 술잔에 침이 넘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즌1에서는 드라마의 막바지에 가서야 지연이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앞선 음주가 충분히 용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의 시작과 동시에 항암치료를 앞두고 훌쩍 떠난 지연은 막걸릿집 사장님이 ‘약주’라고 건넨 술을 거침없이 들이켜며 취하고 만다. 젊은 나이에 걸린 암과 그 치료를 위한 험난한 과정에서 지연의 참담한 심경은 당연한 일이다. 시청자들은 지연의 심정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라움을 피할 수 없다.

암 환자에게 금주가 필수라는 사실은 상식에 가깝기 때문. 특히 암 환자를 가족으로 둔 시청자들은 더 큰 우려를 나타낸다. 일부 60대 이상 노년 암 환자들 사이에 ‘막걸리의 발효 성분이 암 치료에 좋다’는 낭설이 퍼져있는 탓에 마음고생을 한 가족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6월 프랑스에서는 성인 10만2,865명을 대상으로 한 인공감미료 섭취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막걸리 80% 이상에 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첨가된다. 조사 결과, 인공감미료를 먹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3%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인공감미료는 몸속 염증을 유발하고 DNA를 손상시켜 세포 사멸을 막는다. 세포 사멸이 억제된다는 것은 몸속 암세포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암을 비롯한 모든 병을 앓는 환자들은 평소 먹고 마시는 모든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드라마 속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스트레스를 해소한 주인공의 병세가 호전된 것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지고 드라마를 시청한다면 그저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에피소드지만, 목숨이 간절한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에 자칫 위험한 행동을 따라 하게 만들 수 있다.

시즌1에서 극적인 효과를 위해 추가한 주인공의 암 투병이 시즌2를 시작함과 동시에 비판으로 이어질 것을 제작진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초반 1-2화에서 음주 장면을 최소한으로 다루는 동시에 캐릭터의 서사를 찬찬히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머를 잃지 않았다. 덕분에 “암이라는 질병을 무조건 무겁고 끔찍한 병으로 그려내지 않아서 좋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리즈의 정체성인 음주 장면을 최소화하며 시작한 <술도녀2>는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드라마의 정체성인 음주를 숨길 수는 없다. 세 친구가 외치는 “적시자!”를 기다린 시청자들도 많기 때문. <술도녀2>는 세 친구의 우정과 성장 속에 술을 얼마나 적정하게 녹여내느냐에 따라 호평과 혹평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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