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IN&OUT]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 & 연애 리얼리티 예능

IN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 왓챠 OUT 각종 연애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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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마다, 그리고 콘텐츠마다 제각각인 러닝타임만큼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어느샌가 OTT 오리지널 시리즈도 매주 1-2회씩 나눠서 공개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OTT의 매력은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 눈에 띄는 대로 족족 담아둔 OTT 플레이리스트 속, 언제든 꺼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이야기와 비워도 될 작품들을 꼽았다.

◆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왓챠 OTT 단독 공개

부쩍 추워진 날씨, 주말에 이불을 꽁꽁 둘러매고 누운 자리에서 뚝딱 끝낼 수 있는 단막극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연출·극본 구성준-김미경, 이하 ‘딱밤’>이다. <딱밤>은 2020년 KBS TV 드라마 단막극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KBS 2TV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방영됐다.

드라마는 딱밤 한 대로 인해 3년 동안 만나던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여자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의 성장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도 높은 서사로 그려냈다.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유치하지만 현실적인 공감 백배 대사와 청량한 영상미가 더해져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고작 딱밤 한 대 때문에 헤어지자고?”라며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은 멋진 외모만 빼면 우리 주변의 오래된 연인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친구의 모습이다. 누구나 경험해봤을 법한 평범한 이별과 연애를 바라보는 과정이 흥미롭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최근 OTT 플랫폼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청춘 배우들의 총집합이다. 시즌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출연한 강태오와 하윤경,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의 홍경, 디즈니+ 오리지널 <3인칭 복수>의 신예은이 그 주인공이다.

강태오는 완벽한 스펙과 능력을 자랑하는 광고제작사 아트바이태오 대표 ‘차민재’ 역을 맡았다. 극 중 민재는 겉으로는 완벽한 남자 같지만, 실상은 사랑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주는지 모르는 ‘찌질한’ 남자에 불과하다. 3년을 만난 애인이 딱밤 한 대에 이별을 선언하자 그의 ‘찌질미’는 극대화된다.

신예은은 연인 민재에게서 사랑은커녕 배려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별을 결심하는 인물 ‘오진’ 역을 맡았다. 신예은은 이 작품에서 유려한 감정 변주를 통해 진의 서사를 완성하며 여성 관객들의 몰입도를 이끌었다.

홍경은 진을 짝사랑하는 다정하고 따스한 심성을 지닌 ‘구원빈’으로 분했다. 극 중 원빈은 진을 짝사랑한다는 소문이 만천하에 퍼졌음에도 그 소문과 놀림을 기분 좋게 즐기며 진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남자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나 순애보 좋아했네”라며 ‘홍경 앓이’를 시작하게 한 인물이다.

하윤경은 진의 단짝 친구 ‘정윤정’ 역을 맡아 민재와 진 사이에서 고통받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처럼 각양각색 개성을 지닌 청춘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 호흡이 그려내는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는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누군가가 나에게 주는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버티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66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그 여운이 무척 길다.

사진=각 프로그램 스틸컷

◆ OUT 각종 연애 리얼리티 예능│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 티빙 등

언제부터 이렇게 남의 연애를 안방에서 지켜보게 됐을까? 물론 일반인들의 연애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진정성이 결여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은 물론, 일반인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으로 이름을 알리려는 목적이 뻔히 보이는 이들도 많다.

쿠팡플레이 <체인 리액션>은 탁월한 영상미와 스케일로 눈길을 끌었지만, ‘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외에 어떤 매력도 어필하지 못했다. 웨이브에서 스트리밍 중인 iHQ <에덴2> 역시 해외 진출 소식까지 알리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전편과 똑같이 진부하고 자극적인 장면만을 클로즈업하며 혹평을 받고 있다.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러브캐처 인 발리>는 출연자들의 연애사보다 패널들의 활약이 전부다. 디즈니+ <핑크라이>는 일부 출연자의 거침없는 언사가 논란이 됐다. 상대방을 향한 예의 없는 말도 문제지만, 이를 덜어내지 않고 고스란히 내보내는 편집에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오리지널을 비롯한 대부분의 콘텐츠가 OTT 플랫폼을 구독하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지만, 시간과 에너지도 돈 만큼 소중하다. 감동은커녕 재미도 찾아볼 수 없는, 자극적이고 무례한 언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슬며시 패스하자. 모든 에피소드가 끝나고도 좋은 평가를 얻는 프로가 있다면, 그때 몰아보기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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