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PICK!] 짙은 여운 남긴 학원액션물, 웨이브 ‘약한영웅’

OTT 추천작,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1’ 현실적 공감대 형성 학원액션물 박지훈-최현욱-홍경 신예들의 활약 여운 남기는 엔딩, 시즌2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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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브

모든 것엔 때가 있다. 지금이 연시은과 친구들을 만나볼 가장 좋은 시기다. 자칫하면 모두 떠난 교실에 혼자 남게 될 수도 있다. 떡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는 법. 친구들이 곁에 있을 때 <약한영웅 Class1>을 함께하자.

지난 18일 공개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 연출 및 극본 유수민, 제작 플레이리스트, 쇼트케이크)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2년 유료 가입자 견인 1위 기록에 이어 OTT 랭킹 TOP3 안에 이름을 올리며 기세를 증명했다.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안수호(최현욱 분), 오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약한영웅>은 박지훈을 비롯한 신예 배우들과 유수민 감독, 한준희 크리에이터의 의기투합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개최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며 추가 상영까지 이끌어냈다.

K-학원액션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악햔영웅>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사진=’약한영웅’ 스틸컷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

<약한영웅>은 교복 입은 남고생들이 주먹을 휘두르는 뻔한 학원액션물과 다르다.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세 소년이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청소년기에 한 번쯤 느꼈을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총 8부작 중 절반인 4회까지는 폭력에 맞선 시은-수호-범석의 우정이 부각된다. 가출팸이라는 공공의 적을 상대로 힘을 합친 세 사람은 위기 극복을 통해 돈독한 유대감과 관계성을 형성한다. 그렇게 친구가 된 삼인방은 무심한 듯 서로를 챙겨주며 의리를 쌓아간다.

함께 있을 때 두려울 것이 없던 ‘친구’는 작은 균열과 미세한 흔들림에 돌이킬 수 없는 종말을 맞이한다. 강한 영웅과 약한 영웅 사이에서 문득 느낀 거리감과 깊어져 가는 소외감. 평생이 외로웠던 범석은 자신의 자리를 믿지 못하고, 우정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불행의 늪에 빠진다.

친구의 애먼 분노를 받아낸 시은은 “그만하자. 부탁이다”라는 말로 상황을 멈추려 하지만, 결국 수호는 흑화한 범석에 의해 코마상태에 빠진다. 시은은 범석 외 모든 관련자를 응징하며 분노한다.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던져 범석에게 주먹을 치켜들지만, 자신의 감정이 뭔지도 모른 채 눈물 흘리는 그를 차마 때리지 못하고 애꿎은 창문을 대신 부수며 갈 곳 없는 마음을 표출한다.

청소년기의 감정은 마치 유리구슬 같다. 불완전하고 위태롭기에 쉽게 깨질 수 있고, 파편은 날카로우며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시기 친구라는 존재와 의리는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이 단단하다. 친구에 의한 감정의 요동은 연약한 구슬에 상처를 내고, 깨뜨려 망가뜨린다. 직접 겪고 난 후에도 다 이해할 수 없는 심연. <약한영웅>은 친구라는 관계성에 촘촘하게 짜인 세 사람의 감정 변화를 통해 화면 너머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사진=웨이브 ‘약한영웅’ 스틸컷, 캡처
박지훈-최현욱-홍경, 신예들의 발견

<약한영웅>의 주인공들은 배우로서 아직 입지를 다지지 못한 신예다. 웹툰의 드라마화 및 캐스팅 소식을 들은 대중들의 반응이 지금처럼 호의적이었을까? 아예 관심이 없거나 그나마 아이돌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박지훈을 보고 “또 남자애들 떼로 나오네” 같은 생각을 하며 눈길을 돌렸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돌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바로 배우들이다. 박지훈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부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윙깅이’의 반전 매력을 발산하며 차기작이 궁금한 배우로 등극했다.

박지훈이 연기한 ‘연시은’은 육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부모를 피해 공부라는 세계에 자신을 가둔 인물이다. 무기력과 우울함이 묻어나는 눈빛과 웃음을 모르는 듯한 무표정이 기본이다. 전영빈 패거리가 시비를 걸 때도, 목이 졸릴 때도, 본인이 주먹을 휘두를 때도 표정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싸우는 와중에도 수학, 과학 공식을 머릿속에 그리며 신박한 똘기를 드러낸다.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듯한 걸음걸이와 세상만사 관심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던 시은은 수호와 범석을 만난 후 가끔 웃기도 하고 우정을 통한 인간의 정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박지훈은 한층 깊어진 감정선으로 복합적인 면면을 표현했다. 학원물 액션에 도전한 그는 시은의 ‘약한 영웅’ 면모를 잘 드러냈다. 싸움을 잘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을 악과 깡만 가득한 움직임으로 폭력에 서툰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문지웅 역으로 친근한 매력을 발산했던 최현욱은 <약한영웅>을 통해 액션 배우로 거듭났다. 첫 액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날렵하고 능숙한 움직임으로 강인한 ‘안수호’의 모습을 납득시켰다. 김태리가 봐도 놀랄만한 변신이다.

수호는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제 발로 세상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할 줄 알고 정도를 아는 그는 사실상 삼인방의 중심이다. 마음의 문을 닫은 시은에게 자연스럽게 침투하고, 돈으로 친구 사이를 유지하려는 범석에게 조건 없는 우정을 나눠줬다. 격이 없는 성격으로 초면인 영이(이연 분)와도 친해지는 전형적인 외향형.

자신을 향한 범석의 알 수 없는 분노에도 시은과 영이를 향한 사과를 먼저 요구하고, 올바른 길을 찾아주려던 수호는 상대의 마음을 읽기에 너무 서툰 범석의 객기와 오기로 링 위에서 정신을 잃게 된다. 최현욱은 이미지를 통해 내면의 강인함을 잘 표출하고, 무도인의 간결하고 깔끔한 움직임을 잘 구현하며 수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약한영웅> 시청자들에게 욕 한 바가지는 먹었을 홍경은 ‘오범석’으로 ‘얼굴을 갈아끼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동안 <홍천기> <D.P.> <학교 2017> 등을 통해 얼굴을 비춰온 홍경은 전작 배역이 생각나지 않는 ‘찐따미’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어딘가 주눅 든 자세와 긴장감이 묻어 있는 행동, 그리고 자신감 없는 목소리까지, 작품 속에는 홍경은 사라지고 범석만 남아있었다.

범석은 국회의원 아버지에게 공개 입양된 후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을 당하며 영혼에 상처를 입은 인물이다.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 속에서 유일하게 빛이 되어준 시은과 수호라는 존재. 특히 자신과 비슷한 아웃사이더 기질의 시은과 동질감을 느끼는 듯했고, 활기찬 수호와는 SNS 친구가 되고 싶어 하기도 했다.

돈으로 관계성을 유지하는 방법밖에 몰랐던 서툰 범석은 약하지만 강한 시은, 수호와 삼인방의 일원이 되어 학교 폭력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문득 찾아온 알 수 없는 거리감. 너는 그들의 따까리”라는 주변의 말이 상처로 남았는지, 뒷담화로 섭섭함을 드러내던 범석은 사람에게 주먹을 뻗지 못하던 아이에서 자기 복수를 위해 사람을 때리고 한술 더 떠 사람을 돈 주고 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친구 사이에 빈번하게 있는 ‘알 수 없는 섭섭함’은 결국 증오와 분노, 폭력의 형태로 변질되어 모두가 슬픈 엔딩으로 향했다. 홍경은 여러 사연과 상처를 지닌 범석의 복합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하고, 삐뚤어진 방식으로 나를 드러내려는 조급함과 두려움의 눈빛, 후회로 작아진 몸뚱아리가 시청자들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웨이브 ‘약한영웅’ 캡처
너희들이 행복하길 바랐기에..

<약한영웅>에 과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한 한 가지, 우리는 시은-수호-범석이 행복하길 바랐다.

시은은 가출팸과 싸운 후 입원한 수호에게 야식으로 도가니탕을 사다준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그가 알을 깨고 나오자 수호는 “뭐지 이 기분은? 너 너무 따뜻하잖아. 네 눈빛 행동 말투 표정 더럽다고 기분이”라며 오글거려한다. 무표정하던 시은이 피식 웃을 때, 긴장감이 탁 풀리면서 이들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삼인방은 “미안하다”는 말을 서로에게 아끼지 않는다. 친구 앞에서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 이상으로 사과가 자신을 굽히는 행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상처받지 않기를, 더불어 오해로 연결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시은은 “그만하자. 부탁이야”라는 말로 언제나 상대에게 선을 그어준다. 폭력을 견디던 자신의 인내심, 그리고 선을 한 발 넘은 범석에 대한 둥근 경고였다. 그런 시은이 폭주하면 수호가 나선다. 끝을 모르고 달리는 시은이 다치지 않을 만큼만 브레이크를 건다. 급발진하는 범석을 잡는 것도 수호였다. ‘수호천사’라는 셀프 수식어가 수긍 갈 정도로 이들을 지켰다.

결과적으로 삼인방의 파멸을 불러온 범석이도 나름대로 친구의 역할을 하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친구 관계에서 느끼는 여러 정서를 경험한 적이 없기에 그 방향이 틀렸던 것 뿐이다. 우리는 아직도 삼인방의 행복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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