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티빙-시즌 합병, OTT 산업 경쟁력 강화 예상”

공정위, 티빙의 시즌 흡수합병 승인 “구독료 인상·콘텐츠 독점 우려 없어” 국내 OTT 시장 구도 재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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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정거래위원회

오는 12월 예정된 티빙과 시즌의 합병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OTT 산업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국내 OTT 사업자들인 티빙이 케이티시즌을 흡수합병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일각에서 제기된 OTT 시장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날 공정위는 “OTT 시장에서 콘텐츠 중심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빙과 시즌의 합병은 양질의 콘텐츠 수급 및 제작역량을 확보하여 OTT 구독자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 사의 합병을 통해 궁극적으로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합병 OTT는 현재 티빙이 소속된 CJ에 귀속되고 KT와는 계열관계를 종료하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양 사의 합병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합병 회사의 계열사들이 제작하는 콘텐츠를 독점해서 경쟁 업체의 콘텐츠 확보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지, 합병회사가 계열사 콘텐츠만을 공급받아 다른 제작사의 판매에 지장을 주진 않을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 합병 후 구독료 인상 우려
먼저 구독료 인상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현재 국내 OTT 시장 내 티빙과 시즌의 점유율 단순 합계는 약 18% 수준이며, 이는 1위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바, 구독료를 올릴만한 위치까진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이에 대한 근거로 모바일인덱스가 산출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월별 OTT 점유율을 첨부했다. 조사 대상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 시즌 등 국내에서 일정 구독료를 받고 영상 콘텐츠를 제공 중인 RMC(ready-made-contents, 일반적인 드라마·다큐멘터리 등) OTT 업체들이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서비스 변화와 콘텐츠 이용 전망 분석’에서도 OTT 이용료가 10% 오르면 이용자의 절반 가까이가 구독을 취소할 것이란 결과가 나온바, 합병 OTT의 탄생이 구독료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합병 OTT ‘계열사 콘텐츠 독점’ 우려
두 번째로 합병회사가 계열사 콘텐츠를 독점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현재 CJ 계열사들은 국내외 다수의 OTT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공정위는 해당 계열사들이 경쟁 OTT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으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자사에 귀속될 것이며, 이는 곧 매출 포기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계열사들이 티빙에만 콘텐츠를 공급할 경우 포기해야 하는 매출액은 현재 매출액의 약 2/3에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사의 합병에 이를 상쇄할 만큼의 경제적 효과는 기대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넷플릭스 인기 영화 <20세기 소녀>의 경우에도 CJ ENM 스튜디오스와 계열사였던 용필름이 공동 제작했다. 양사는 우수한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곧바로 선보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는 판단에서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현재 용필름은 스튜디오스에 흡수된 상태지만, 이같은 회사의 방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합병 OTT ‘배타적 콘텐츠 구매’ 우려
공정위는 합병 OTT의 배타적 컨텐츠 구매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합병회사가 계열사가 아닌 다른 제작사의 콘텐츠를 수요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공정위는 OTT의 가장 큰 경쟁력인 콘텐츠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 행위를 할 경우 합병회사는 스스로 불리해지는 위치에 놓이게 됨에 따라 타사의 콘텐츠 수요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합병회사의 예상 점유율 18%를 제외한 80%가 넘는 타 OTT는 물론, 방송 사업자 등에도 콘텐츠 공급이 가능해 제작사들의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 공정위 “티빙과 시즌의 합병, OTT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의 기업결합이 시장에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 웨이브 등 기존 상위 OTT들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바, OTT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티빙은 드라마와 예능에 강점을 보여왔다. tvN의 드라마는 모두 티빙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최근엔 인기 영화 감독 이준익을 영입해 파라마운트+와의 공동 프로젝트 <욘더>, 동명의 단편 영화를 리메이크한 <몸값> 등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환승연애2> <마녀사냥 2022> 등 인기 콘텐츠의 포맷을 활용해 속편을 제작하는 예능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9월엔 처음으로 웨이브를 앞지르며 시즌과의 합병 전에 국내 OTT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시즌은 K-팝 콘서트 생중계를 통해 MZ세대 공략에 집중해왔다. 올해 ‘플라이하이 K-POP 콘서트’ ‘드림콘서트’ 등을 생중계한 시즌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드라마로도 영역을 넓혔다. 하반기엔 시트콤 <가우스 전자>, 호러 시리즈 <미드나잇호러: 6개의 밤>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마니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중성을 갖춘 티빙이 마니아층을 등에 업은 시즌까지 품으며 이제 티빙의 경쟁 상대는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가 됐다. 넷플릭스는 11월 광고 요금제 출시를 앞둔 상태다. 남은 하반기 국내 OTT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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