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TT 구조조정 – 5. 향후 전망

OTT 자리 경쟁 아닌 생존 경쟁 케이블-IPTV 등 라이벌 등장 OTT만의 강점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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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에는 부침이 있고, 그 부침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국내외 OTT업계가 침체기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과 그에 따른 자금 압박이 크다. 모든 콘텐츠 업계가 그렇듯이, 초창기의 수익성이 나쁜 상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OTT 업계 관계자 중 하나는 최소 2-3년 정도만 더 왓챠에 투자금이 들어왔더라도 토종 OTT 업계 내의 경쟁도 치열했을 것이고, 글로벌 업체와 경쟁에서 살아남는 스타트업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몰랐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평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 파이 싸움에서 생존 경쟁으로 방향 전환

경기 침체기에 들어간 산업들이 으레 그렇듯이, 국내 OTT 업체들도 생존 경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왓챠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끝에 200명에 이르렀던 인력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반토막 날 상황이다. 사무실을 고가의 강남역 부근에서 강북의 성수동, 명동 등지로 알아본다는 풍문도 돌고 있다.

왓챠의 경영 위기, 시즌 (Seezn) 매각, 넷플릭스 및 디즈니플러스의 광고요금제 도입 등,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여러 전략적 행보를 종합해보면, 결국 OTT 업체들이 시장 파이 싸움을 포기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 결론이 OTT 업계 내에서만 한정된다면 빙하기가 끝났을 때 생존 기업이 승자 독식 (Winner takes all)을 누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OTT 업체들의 또 다른 경쟁 상대는 케이블TV와 IPTV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OTT vs. 케이블TV + IPTV 전쟁의 2막

넷플릭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비결은 ‘No광고’와 ‘콘텐츠 선택권’이다. 케이블TV 및 IPTV로 영화, 드라마를 감상했던 소비자들은 결정적인 장면에 삽입된 광고로 겪는 불편함과 보고 싶은 콘텐츠를 원하는 때에 골라서 감상할 수 있는 선택권에 열광하며 OTT 플랫폼으로 여가 시간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올해부터, 넷플릭스는 내년부터 No광고 정책을 포기한 요금제를 선보인다. 콘텐츠 선택권도 케이블TV 채널의 다양화로 충분히 메워진 상태다. OTT 업체들의 제1성장 전략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였던 것을 이미 케이블TV는 오랜 세월 겪어왔다.

넷플릭스의 대세 몰이 이후 지난 5년 남짓의 시간을 지나며, 시장에서는 케이블TV에서 OTT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판단했다. 그 판단에는 OTT의 공격적인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으나, 최근 넷플릭스가 300만에 가까운 가입자를 잃으며 1,100만명대로 추락하는 부분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IPTV가입자 수는 1,968만 9,655명으로 상반기 대비 68만명 증가, 케이블TV는 12만명 줄어든 1,292만 7,463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상반기에 잠깐 OTT 가입자가 더 많았으나, 업계에서는 엔데믹과 가격 인상에 따른 OTT 이탈로 가입자 수치는 재역전된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OTT만의 강점을 발굴해야

업계에서는 OTT 업체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축소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자금 투입이 줄어드는 만큼 가입자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자금 압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기하는 OTT업체일수록 빠르게 가입자를 잃으며 시장에서 퇴출되고, 살아남는 OTT 업체들은 케이블TV 및 IPTV와의 콘텐츠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도전을 지속해야 한다.

OTT 초창기 한 때의 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기존의 케이블TV 및 IPTV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방송가에서 가장 큰 매출액을 내는 콘텐츠인 영화, 드라마, 예능을 잡았기 때문이다. 가입자 정체기에 또 한번 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의 <오징어 게임> 사례에서 봤듯이, 고급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주식 시장, 원자재 시장만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생산 시장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지난 몇 년 간 성장의 또 다른 축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에 자금력이 부족해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광고요금제 같은 저가 전략이 실제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OTT 업체들이 구조조정기에 어떤 전략을 통해 케이블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빙하기 이후에 주도권을 갖게 될지,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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