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 영화 ‘프리 가이’ [리뷰]

디즈니+ ‘프리 가이'(Free Guy) 영화 속 NPC의 등장 게임을 즐긴다고? 필수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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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즈니+

살면서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NPC’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NPC란 ‘Non-Player Character’의 준말로 사용자의 캐릭터가 아닌 캐릭터, 즉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용할 수 없는 캐릭터를 뜻한다.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제공하거나 스토리를 진행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가상의 캐릭터라는 특성 탓인지 플레이어들이 대수롭지 않게 NPC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다. 배경의 행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FPS(1인칭 슈팅 게임)에서 괜히 범인이 아니라 인질로 잡힌 캐릭터에게 총을 쏴 보는 식이다.

이런 유저들의 특성을 반영해 아예 NPC를 공격하는 요소를 컨텐츠로 이용하는 게임도 있다. 영화 ‘프리 가이’가 가장 많은 부분을 따온 것으로 보이는 ‘GTA’가 대표적인 예다. 오픈월드 게임(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플레이어의 제약이 거의 없는 게임) ‘GTA’ 시리즈는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 비판할 때 심심찮게 불려 나오는 단골 소재다.

가상의 캐릭터에게 가상의 폭력을 가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소개할 영화 ‘프리 가이’는 NPC가 어떤 존재인지 이전에 NPC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프리 가이’는 2021년 8월 11일 국내 개봉했다. ‘빅 팻 라이어’, ‘박물관이 살아있다!’, ‘리얼 스틸’ 등을 제작한 숀 레비 감독의 액션 영화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았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8.48점(평가자 504명), 네티즌 평점은 8.90점(평가자 2,540명)이며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는 5점 만점에 3.5점(평가자 3만명)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115분이다.

사진=디즈니+

평범한 은행원인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절친과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며 살아간다. 매일 은행에 강도가 침입하고 거리에선 총격전이 일어나지만 가이는 습관처럼 “좋은 하루 말고 최고의 하루 보내세요”라는 밝은 인사를 건네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가이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어느 날 꿈에 그리던 이상형(조디 코머)를 만난 후부터다. 그는 정체불명의 여인과 재회하기 위해 은행에 침입한 ‘히어로’의 선글라스를 빼앗아 쓴다. ‘히어로’는 프리 시티 세계 속 NPC들이 플레이어를 부를 때 쓰는 말로, 단어의 뜻은 ‘주인공(Hero)’이다.

히어로의 선글라스를 빼앗아 쓴 가이의 눈 앞에 신세계가 나타난다. 거리에는 돈이 널려 있고, 다쳤을 때는 근처의 빨간 상자를 잡으면 저절로 치료가 된다. 그는 마침내 이상형의 여인 ‘밀리’와 재회하지만, 밀리는 “레벨업이나 더 하고 와라”라는 말과 함께 가이를 쫓아낸다.

그 자신도 NPC인 가이는 NPC를 해치며 퀘스트를 깨는 플레이어들과 달리 ‘비살상 플레이’를 즐기며 큰 화제거리가 된다. 가이의 행동을 소개하던 유튜버 중 하나는 “매일 60억 명의 NPC가 게임 속에서 죽어 나가고 있다”며 그의 행동을 칭찬한다.

가이의 ‘착한 플레이’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그는 일약 인기스타가 된다. 가이가 오류를 일으킨 NPC라는 사실을 알게 된 회사 측은 가이의 캐릭터를 지워버리려 하고, 밀리와 그녀의 동업자였던 키스는 가이가 NPC의 정형화된 행동양식을 벗어난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내의 NPC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AI이므로 NPC를 윤리적으로 대하라는 주제를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 가이의 ‘착한 플레이’에 감명을 받은 이들은 ‘프리 시티’내 NPC들이 사고 능력이 있는 AI라는 것을 알기 전부터 가이의 플레이가 윤리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음은 고려해 볼 만하다. 결국 ‘사람 형태의 무언가’를 향한 폭력 또한 ‘폭력’이라는 점에서는 궁극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게임 내 윤리는 NPC 대상 폭력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PC(Player Character) 뒤에 실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프라인에서는 할 수 없었을 비윤리적 행동을 거리낌 없이 행한다. 티배깅(특정 행위를 반복해 플레이어를 도발하는 행위)등이 그 예로, 영화 내에 등장하기도 한다.

윤리적 플레이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사실 게임 플레이의 윤리성이 영화 ‘프리 가이’가 전하려는 주된 메시지는 아니다. 프리 가이는 철저한 상업용 영화로, 게임 내 윤리성을 포함해 대기업의 횡포, 운명의 개척 등등 익숙한 소재 여러 개를 활용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사진=디즈니+

어떤 주제도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앞서 말한 ‘GTA’ 시리즈는 물론 ‘심즈’,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포털’ 등 유명 게임에서 끌어온 요소들이 가득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나, 스타워즈 시리즈의 광선검도 등장해 영화 팬들에게도 반가움을 안긴다. ‘데드풀’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와 인기 드라마 ‘킬링 이브’의 조디 코머, ‘기묘한 이야기’의 조 키어리 등 익숙한 얼굴들이 등장하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더해서, 토르 시리즈의 감독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가 프리 시티를 만든 게임 회사 ‘수나미’의 악덕 CEO 역을 인상깊게 연기한다.

이곳저곳 빼곡하게 들어찬 패러디 요소와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그리고 화려한 CG를 즐기다 보면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도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가벼우면서도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프리 가이’는 디즈니+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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