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너를 만났다’ [리뷰]

다큐 추천 MBC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3’ 떠나보낸 가족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방법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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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2020년 2월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수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너를 만났다’는 유튜브 클립 조회수가 3,000만회를 넘기며 아직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MBC는 ‘너를 만났다’ 시즌3을 방영했다. 총 3부작으로 ‘엄마의 꽃밭’ 2부와 ‘소방관을 만났다’ 1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 1과 시즌2에서는 딸을 잃은 어머니와 사별한 아내와 재회 남편,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의 피해자의 사연을 담고 있다.

‘너를 만났다’, 고도의 기술이 어루만지는 인간의 마음 

‘당신의 마음속 가장 따뜻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하늘나라에 있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너를 만났다’는 제작진의 질문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와 가상현실(VR)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실감 콘텐츠와 같은 기술이 게임에서 더 나아가 사람의 마음을 만질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기억 속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VR로 구현해 따뜻한 기억의 순간을 불러온다.

시즌1을 기획 연출한 김종우 PD는 “‘너를 만났다’는 작별한 가족이 다시 만난다는 상상력을 실현하는 다큐멘터리이자, 기술과 사람의 이야기를 결합한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7살 딸과 엄마의 만남을 다룬 시즌 1은 세계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과 주관하는 ABU상 TV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ABU상 심사위원은 “독특하게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이야기와 과학기술의 완벽한 조합을 이뤄내 마음속 가장 깊은 부분을 울린 다큐멘터리”라고 호평했다.

이번 시즌3에서는 배우 권율이 내래이션을 맡았고, 업그레이드된 VR 구현으로 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사진=MBC

세상 모든 딸들의 사모곡, 엄마의 꽃밭

‘엄마의 꽃밭’은 2019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김하나 씨의 이야기다. 故유인애 씨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엄마였다. 시부모님을 모시며 본인보다 자식을 위한 채 살아왔다. 그렇게 엄마의 사랑 아래에서 3남매는 번듯하게 자랄 수 있었다. 큰 딸인 하나 씨가 결혼 후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힘들어하자 故유인애 씨는 “엄마처럼 살지 마라. 꼭 네 이름으로 살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딸의 삶을 위해 손주까지 보살펴주던 故유인애 씨는 위암이 재발하면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제작진은 하나 씨가 이번 프로젝트가 행복한 기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하였고, 故유인애 씨가 40년을 가꿔온 집 앞 꽃밭을 재현해낸다. 엄마의 소박하지만 소중했던 일상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만남은 엄마의 젊은 시절이다. 하나 씨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엄마의 젊은 시절 모습은 하나 씨와 똑 닮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자식이 생기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 엄마라고 한다. 있을 때 잘하라고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내 곁을 지켜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엄마가 떠나고 나서야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아침부터 들려오는 엄마의 잔소리부터 김치나 된장찌개 같은 음식, 힘들 때 다가와 건네주는 위로까지. 엄마는 내 인생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엄마의 꽃밭은 세상의 모든 자식이 부모님께 보내는 사모곡이다.

사진=MBC

VR 저널리즘, 소방관을 만났다

‘소방관을 만났다’는 시즌2 ‘용균이를 만났다’에 이은 VR 저널리즘이다. ‘용균이를 만났다’는 태안 화력발전소 산재사고 사망자의 작업 현장을 VR로 구현하고, 일반인이 체험하여 산재 사고의 심각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진은 소방관의 일상을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도록 거센 불길과 자욱한 연기, 짙은 어둠을 실감 나게 구현해냈고, 폭발음과 열 감지 센서를 부착한 특수 의상을 마련해 몰입감을 더했다.. 체험자들은 소방관의 구조 작업과 화재 진압 현장을 보며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리고 그 일이 얼마나 숭고한지를 깨닫게 된다.

소방관이 한 사람이 짊어지는 방화 장비 무게는 약 20kg이다. 여기에 소방호스와 수압이 더해지면 무게는 최대 4배가 증가한다. 가장 거센 불길의 온도는 약 1,000℃가 넘어 상상도 못 할 뜨거움을 뿜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소방관은 산소통이 허락한 30~50분가량의 시간 안에 목숨을 걸고 작업해야 한다.

건축물들이 대형화되고 고층화되면서 기존의 소방 인력과 장비로는 대응할 수 없는 매머드급 규모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대형 물류센터의 64%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으며, 최근 5년간 경기도 내 창고시설에서만 총 827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 사고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

소방관은 우리나라에서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다. 다른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갈 때 그들은 들어간다. ‘First In Last Out’. 가장 먼저 화재 현장으로 뛰어들고 가장 나중에 나오는 소방관의 사망 사고는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숙연해지고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OTT 플랫폼 웨이브(Wavve)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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