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아름다워”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 [리뷰]

디즈니+ ‘엔칸토: 마법의 세계’ 리뷰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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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의 성장과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비범한 이도 평범한 이도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교훈을 선사한다.

2021년 미국에서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같은 해 11월 24일 국내 개봉했다. ‘볼트’, ‘라푼젤’, ‘주토피아’ 등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한 바이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다. 스테파니 비트리즈, 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 라비 카봇-코니어스, 윌머 발더라마, 다이앤 게레로, 앤지 세페다, 렌지 펠리즈 등이 성우로 참여했다.

보통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대대로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노래하며 동물들과 소통하거나(신데렐라, 백설공주), 마법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거나(라푼젤), 손에서 얼음이 나온다거나 하는(겨울왕국) 류의 마법적인 능력들 말이다.

그런데 엔칸토의 주인공 ‘미라벨 마드리갈(스테파니 비트리즈)’은 지극히 평범하다. 안경을 끼고 여기저기 뻗친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평범한 외모의 미라벨 지금까지의 ‘공주님’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물론 미라벨의 배경까지 평범하지는 않다. 미라벨의 가족들은 모두 마법을 쓸 수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마드리갈 가족의 마법적인 힘은 집안의 웃어른인 아부엘라 알마(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다. 아부엘라의 피를 이어받은 이는 누구든 5살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마법의 양초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받고, 마법의 집 ‘까시타’에 자신의 능력에 맞는 마법의 방을 선물 받는 것이다. 마드리갈 가족은 이때 받은 마법의 힘으로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주인공 미라벨은 홀로 마법의 능력을 선물 받지 못했다. 막 5살이 된 사촌 동생 안토니오(라비 카봇-코니어스)까지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선물 받으면서, 미라벨은 유일하게 마법 능력을 갖지 못한 마드리갈로 남게 된다.

미라벨은 가족 행사에서도 소외감을 느끼고, 주변인들은 그녀에게 안쓰러운 시선을 던진다.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나는 평범한 나를 사랑해!’라고 외치지만, 주변인은 물론 상황조차 그녀를 돕지 않는다.

축제가 벌어지던 도중 미라벨은 까시타와 마법의 양초가 위태로워지는 환영을 보고, 이를 알리려하다 할머니 알마와 갈등을 빚는다. 미라벨은 위험을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의심 받는다. 갈등은 심화되고, 미라벨은 포기하지 않고 가족의 마법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멋진 마법 능력을 가진데다 언제나 완벽해 보이던 가족들에게도 남모를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라벨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준 강압적인 가장 아부엘라 알마도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아픔을 따듯하게 조명한다. 손녀 미라벨부터 할머니 알마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상대의 아픔을 보듬어 안는다. 마드리갈 가족의 보살핌을 받던 평범한 마을 사람들도 함께 나서서 마드리갈 가족을 돕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평범한 것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지나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쯤 내려둬도 좋다. 우리 모두는 평범해도 아름다운 존재고, 가치를 증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소중하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마드리갈 가족이 사는 마법의 집 ‘까시타’도 뛰어난 개인에게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돕고 싶고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서 생겨난 것이니까.

감각적이고 화려한 화면과 흥겨운 라틴 음악이 엔칸토의 특징이다. 약 800명의 아티스트가 5년간 협력해 다채로운 색감으로 마드리갈 가족의 환상적인 마법과 아름다운 마을 엔칸토를 그려냈다. ‘인 더 하이츠’, ‘해밀턴’ 등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작곡하고 디즈니 작품 ‘모아나’의 OST를 작곡했으며 넷플릭스 뮤지컬 영화 ‘틱, 틱…붐!’을 감독한 린 마누엘 미란다가 엔칸토의 OST 8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했다.

소외감을 느끼는 평범한 이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짊어지고 매일을 버티는 사람들에게, 가족 간에 세대 갈등을 겪는 이들에게 ‘엔칸토’는 소소하지만 마법같은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영화 ‘엔칸토’는 디즈니+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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